새누리당과 정부는 유해화학물질 사고가 발생할 경우 업체에게 매출액 대비 5%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유지키로 했다. 다만 당초 등록대상이던 연구·개발(R&D) 목적의 화학물질에 대한 등록절차는 면제키로 했다.
당정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법’(화평법) 및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관련 당정협의를 갖고 이 같이 결정했다.
당정은 우선 ‘5%룰’을 담은 화관법과 관련해 현행을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향후에도 관련법 개정은 고려치 않을 방침이다.
산업계는 매출액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면 한번의 사고로 도산까지 이를 수 있다고 법안 수정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기업이 그만큼의 과징금을 부담할 일이 사실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해당 조항에 대한 별도의 수정은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화평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R&D 목적의 화학물질에 대한 등록절차를 면제하고 0.1t 이하 소량의 화학물질은 등록은 하되 등록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신제품 개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했다.
지난 4월 제정돼 2015년 시행 예정인 화평법은 모든 화학물질에 대해 등록을 의무화했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위시한 재계는 이 법이 업계에 막대한 비용 부담을 주고 신제품 개발 경쟁에서도 뒤처지는 요인을 제공한다며 시행령을 통해 이를 보완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화학물질 등록이 면제되면 통상 6개월 이상 걸리는 유해성 심사를 받지 않아도 돼 화학물질 개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당정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보상과 관련해선 정부가 피해자들의 의료비를 먼저 지원하고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이미 108억 원의 피해 보상 예산을 확보해놨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에서 요구해온 유족의 생활비 및 장례비 지원의 경우 다른 사례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가습기 피해 관련 특별법도 제정하지 않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