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시장 지각변동
세계 IT산업계의 양대 거함인 구글과 애플이 TV시장에 전격 뛰어들었다.
자이언트 빅2가 강력한 플랫폼을 들고 TV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글로벌 TV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특히 구글과 애플의 행보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유료방송 서비스를 해지, 망 회선사용료만 지불하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는 ‘코드커팅’ 현상과 맞물리면서 두 회사의 새로운 TV 운영체제(OS)가 기존 시장에 어떤 후폭풍을 몰고올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분석가들은 구글과 애플이 어떤 플랫폼을 내놓느냐에 전통적 의미의 TV시장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고, 이들의 향후 행보에 따라 글로벌 TV시장 역시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특히 애플은 플랫폼뿐 아니라 직접 스마트TV까지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하드웨어TV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구글은 유선TV 서비스의 온라인화를 비롯,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TV운영체제(OS)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구글의 정책은 이를테면 기존 케이블TV, 위성TV 등 플랫폼 서비스와 정면대결을 예고하는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애플과 구글이 기존 TV업계와 공생으로 가느냐, 대결 구도로 가느냐에 따라 TV 서비스의 플랫폼 분야를 비롯, 하드웨어 분야까지 TV산업의 지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빅2 거함들의 행보에 글로벌 TV산업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원스톱 콘텐츠 플랫폼을 노리는 애플
애플은 기존의 방식과 공생을 선택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TV셋톱 박스 사업을 업그레이드해 유선TV 서비스와 위성TV를 포함한 ‘원스톱 콘텐츠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즉 기존 유선TV와 경쟁하기보다 이들과 협력 관계를 맺는 전략이다. 유선TV의 장점인 시간대별 채널을 골라 볼 수 있는 형태와 동시에 콘텐츠를 선택해 즐길 있는 원스톱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게 애플의 플랫폼 개발 방향이다.
애플은 현재 TV셋톱 박스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 방송사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콘텐츠 검색 및 다시 보기, 스케줄 확인 등의 기능을 넣고, 나아가 애플 TV상에서는 광고 없는 방송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광고 없는 방송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렇게 되면 향후 애플TV 이용자는 실시간 TV를 보기 위해 현재와 마찬가지로 케이블 및 위성TV 업체에 지속적으로 사용료를 지불하게 된다.
실제 미국의 경우 올 6월부터 애플TV에서 서비스하는 스카이뉴스(Skynews) 앱을 통해 애플TV 사용자에게 뉴스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사실상 애플은 벌써 TV시장 점령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애플TV로는 위성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없고, 일부 케이블 채널을 보기 위해서는 기존 케이블 및 위성TV 서비스에 가입해야만 한다.
현재 애플TV는 넷플릭스, 훌루 등 온라인 스트리밍 앱을 통하거나, 에어플레이(Airplay) 기능을 이용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저장돼 있는 콘텐츠를 TV로 즐기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면 애플은 직접 스마트TV를 만들 것인가?
실제 애플은 직접 스마트TV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TV계의 전통적 강자인 삼성, LG, 소니 등의 직접적 경쟁자가 되는 동시에 때에 따라서는 TV 하드웨어산업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테면 애플이 스마트TV 출시와 함께 자사 계획대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앞세워 케이블과 위성TV 업체와의 협력에 성공한다면 애플은 세계 최초로 원스톱 콘텐츠 플랫폼을 완성시킬 수 있게 된다. 애플이 세계 TV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는 투자자의 분석은 이 같은 구도 때문이다.
지난 5월 애플 CEO인 팀 쿡은 올싱디지털(All Things Digital) 콘퍼런스에서 애플TV에 대해 거대한 비전을 언급한 바 있다.
또한 미국 매체인 디지 타임스(Digi Times)는 애플이 LG의 55·65인치 울트라 HD TV패널 구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스마트TV 운영체제(OS) 개발에 집중하는 구글
구글의 전략은 애플과는 달리 철저히 운영체제(OS)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구글은 기존 유선TV 업체와 협력해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TV를 생산하는 하드웨어 중심의 애플과는 방향이 다른 스마트TV OS 개발에 더 적극적인 모습이다.
구글은 지난달 24일 일반 TV를 스마트TV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크롬캐스트를 단돈 35달러(약 4만원)에 출시했다.
애플의 셋톱박스에 비해 가격은 3분의 1, 크기도 매우 작다. 크롬캐스트는 미국에서 출시와 동시에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코드커팅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구글은 이제 유선TV 업계에 공공의 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구글이 유선TV 업계와 정면 대결을 펼치는 구도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기존 실시간 TV 시청 서비스와 비슷한 방송서비스를 인터넷으로 직접 제공하는 인터넷 케이블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구글은 전통적 의미의 유선TV를 인터넷 기반으로 완전히 뒤바꾸게 된다.
기존 경쟁자와의 협력을 통한 애플의 ‘상생전략’,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는 구글의 ‘돌직구 전략’ 중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벌써부터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글, 애플은 이제 전통적 개념의 글로벌 TV시장에 엄청한 판도 변화와 함께 놀라운 방송서비스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독보적 자금력과 앞선 기술 트렌드를 선점하고 있는 구글, 애플 두 거함의 다음 행보에 전 세계 TV산업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