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과 자금조달비용 증가로 수요 증가…글로벌시장 규모 520억달러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환사채(CB)시장이 뜨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적으로 증시가 요동치고 신용비용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CB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글로벌 CB시장 규모는 올들어 520억 달러에 달했다.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만 100억 달러 규모의 CB가 발행됐다. 이는 2012년의 전체 발행 규모를 넘어서는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IT·부동산·금융업종이 CB 발행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에 상장한 중국 보안소프트웨어업체 퀴후360테크놀로지는 지난주 6억 달러 규모의 CB를 발행했고 대만 반도체기업 ASE는 이번 주 4억 달러 규모의 CB를 발행할 계획이다.
중국민생은행은 앞서 지난 3월 32억 달러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미국 CB시장 역시 활황이다. 미국 기업들은 올해 234억 달러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유럽에서는 157억 달러, 일본 기업들은 28억 달러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는 전년에 발행한 CB의 4분의3에 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CB는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발행금리가 채권보다 낮은 장점이 있다.
루퍼트 미첼 씨티그룹 아시아 책임자는 “아시아에서는 은행 대출이 줄었고 채권시장은 악화했다”면서 “CB는 아시아 기업들에게 더욱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미첼 책임자는 “서구에서는 이미 CB가 자금조달 방식으로 자리 잡았며 아시아에서도 활성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증시 변동성이 크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CB의 가치가 크다”면서 “연말에 CB 발행 규모가 현재보다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환사채(convertible bond)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 전환 전에는 확정이자가 지급되며 전환 후에는 주식으로 거래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