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일할 곳 있나요?” 산단공 시흥스마트허브 채용박람회 가보니

입력 2013-08-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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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박람회서도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 심각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 시화지사는 22일 채용박람회 '시흥스마트허브 드림 잡 고(Dream Job Go)'를 개최했다. 권태성 기자@tskown

22일 경기도 시흥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시흥스마트허브 채용박람회장. 수십 장의 채용공고가 붙은 게시판 앞으로 20대 청년층부터 40대 장년층까지 취업준비자 150여명이 모여들었다.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대학생은 의자에 앉아 면접 순서를 기다렸고, 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력서를 쓰고 있었다.

이날 채용박람회에서 접한 중소·중견기업의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청년들은 생산직보다 관리직과 영업직을 선호했고, 지방보다 서울에서 일하기를 희망했다.

대학생 구직자 박모(28)씨는 “생산직이 아닌 관리직을 지원하려고 왔다”며 “생산직 채용은 많지만 관리직이나 연구직은 자리가 많지 않은 것 같아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 친구들을 보면, 똑같이 힘든 일을 하더라도 돈을 더 주는 대기업으로 가고 싶어한다”며 “늦은 나이가 아닌 만큼 좀 더 준비해 대기업에 도전하려고 하지, 당장 중소기업에 취업하려는 급한 마음은 없는 것 같다”고 청년들의 취업 인식에 대해 설명했다.

반면, 40대 재취업 준비자들은 나이 탓에 취업하기가 쉽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구직자 김모(45)씨는 “공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새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기업은 20~30대 젊은층을 선호해 이력서를 내는 것이 헛수고라고 느껴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 시화지사는 22일 채용박람회 '시흥스마트허브 드림 잡 고(Dream Job Go)'를 개최했다. 권태성 기자@tskown

기업 입장에서도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은 심각한 현실이다. 특히 산업단지내 내 기업들은 해외시장 판로 등을 위한 고급인력 확보에, 제조기업은 젊은 생산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글로벌기업의 인사담당자는 “국내 매출만 2800억원에 이르는 글로벌기업의 한국지사지만, 서울사업소를 제외한 지방사업소는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글로벌기업이다 보니 영어를 구사하는 영업인재가 필요하고 연봉도 대기업 못지않게 주지만, 이런 고급인재들은 지방보다 서울에 근무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 시화지사는 22일 채용박람회 '시흥스마트허브 드림 잡 고(Dream Job Go)'를 개최했다. 사진제공 산단공 시화지사

구직자와 기업들은 인력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맞춤형 채용박람회’를 꼽았다. 기업은 원하는 조건을 갖춘 인재들만 면접할 수 있어서 좋고, 구직자는 이른바 ‘묻지마 지원’ 대신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주용 산단공 경기 시화지사 과장은 “시화지사에서 채용박람회를 연 것은 처음이지만, 기업이 원하는 인재 조건에 맞춰 매칭률을 조정해 참여 기업과 구직자 모두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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