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나의, 너의, 우리의 소중한 시간- 강성욱 제일기획 팀장

입력 2013-08-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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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강성욱 팀장
이제는 너무 진부하리만큼 회자된 ‘1만 시간의 법칙’, 다 아시죠?

하루에 3시간씩 10년이 더해지면 1만 시간이 돼 특정 분야의 ‘아웃라이어(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무엇인가를 지속해 왔다면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될 것이고, 소위 ‘전문가’라고 불려도 될 듯한데, 어떠세요?

자, 우리의 하루를 자세히 한번 살펴봅시다. 회사에서 머무는 시간을 대략 8~10시간이라고 가정하고, 그런 패턴으로 1년 더 나아가 그것의 10배인 10년! 시간의 무게감이 느껴지시나요?

그럼에도 ‘전문가’ 타이틀을 흔쾌히 내어 주기에는 뭔가 부족한 것 같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 고민해 봅니다. 우선 투입되는 시간의 ‘총량’만큼이나 ‘질’을 따져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업무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회의를 예로 들어 봅시다. 회의 주최자가 관련 스태프에게 회의 안건과 시간, 장소를 알리고 협의해야 할 내용을 정리하는 것들부터 시간의 이슈가 결부됩니다. 회의 주최자는 미리 이메일을 통해 시간, 장소, 인원, 안건이 담긴 문서를 관련 스태프 6명에게 보냈습니다. 약속 시간인 10시에 6명이 회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회의가 시작됐지만 미리 첨부된 문서를 보지 않고 들어온 몇 명의 참석자로 인해 주최자는 관련 내용을 15분 간 설명하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합니다.

협의 사항을 현장에서 확인한 몇 명의 경우, 안건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므로 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결국 회의를 한 번 더 하기로 하고 마무리됩니다.

특히 협업을 통한 결과물이 많은 업종은 ‘나’의 시간이 단순한 ‘나’의 시간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결국 제대로 된 질 높은 시간이 차곡차곡 투입돼 전문가의 경지에 오르려면, 사실은 무엇보다 상대방의 시간을 배려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재미있는 결론이 남네요.

혹시라도 기계처럼 철저하게 1분, 1초를 낭비하지 말고 무엇인가를 해야 된다는 이야기로 오해하실 수 있겠지만 정신적 여유를 찾기 위해 쓰이는 휴식의 시간과 이도 저도 아닌 아무런 의미 없이 버려지는 시간은 분명하게 구별돼야 하겠지요. 진정한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옆 동료의 10분을 배려하는 것으로 오늘을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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