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에 ‘헉’ 몸개그에 ‘빵’…예능 접수한 여성 MC들

입력 2013-08-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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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리·김희선·이영자…보조역할 아닌 프로그램 진행 주도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새 MC 성유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난 7월 31일 첫 녹화를 가진 성유리는 19일 방송분부터 한혜진의 뒤를 이어 ‘힐링캠프’의 안방마님으로 나섰다. 지난 2003년 MBC ‘섹션TV 연예통신’ 외에는 MC 경험이 전무한 성유리에게 이 같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한혜진으로 촉발된 여성 MC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한혜진은 100회를 넘긴 ‘힐링캠프’가 낳은 최대 수혜자다. 그는 이경규, 김제동이라는 스타 MC 사이에서 시청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돌직구’ 화법과 여배우답지 않은 솔직한 매력으로 단번에 주목받았다. 이경규는 “‘힐링캠프’의 원래 제목은 내 성(姓)과 김제동의 성을 딴 ‘이김캠프’였다. 한혜진 때문에 내가 반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한혜진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고, 이는 여성 MC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아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예능 프로그램 속 여성 MC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국민MC’ 칭호는 항상 유재석, 강호동에게 돌아갔고, 프로그램의 중심이 돼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주체는 남성 MC의 몫이었다. 예능분야 최고 시상식으로 꼽히는 방송3사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은 이경규, 유재석, 강호동 등 남성 MC의 전유물이었다. 지난 1980년대부터 지난해까지 20여년 동안 연예대상을 거머쥔 주인공은 김미화, 이경실, 박경림, 이효리를 제외하고 모두 남자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남성 MC의 보조, 더 나아가 프로그램의 장식품처럼 여겨졌던 여성 MC들이 프로그램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영자는 KBS 2TV ‘맘마미아’와 ‘안녕하세요’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여성 MC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영자는 프로그램에서 “나 아직 싱글이야”라는 촌철살인 대사와 ‘먹방’, ‘자학개그’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자세로 시청자들의 웃음과 공감대를 자아내고 있다.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의 김희선도 빠질 수 없는 존재다. 김희선의 솔직한 진행은 오랫동안 쌓아온 여배우의 ‘깐깐한’ 이미지를 허물며 호감을 자아냈다. 거침없는 발언, 호탕한 웃음을 보여주는 김희선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다. 신동엽과 윤종신은 김희선에 대해 “수위 높은 질문, 상대를 공격하는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김희선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화신’의 메인은 김희선이다”고 입을 모았다. SBS ‘자기야’의 김원희도 MC계의 여장부다. 김원희는 무심한 듯 방송의 맥을 짚으며 프로그램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는 과거 MBC ‘놀러와’에서 유재석과 누구보다 절묘한 호흡을 자랑했다. MBC ‘세바퀴’의 박미선 역시 코믹 연기와 춤, 친근한 멘트로 관록의 이휘재와 박명수를 압도한다.

여성 MC들은 더 이상 스튜디오의 장식용 꽃이 아니다. 과거 보조 MC 성격에 불과했던 성유리는 안방마님이 되어 다시 돌아왔다. 이들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몸을 던지고, 상상도 못했던 독설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와 희열을 안긴다. 예쁘기만 했던 여성 MC들의 의미 있는 긍정적 변화는 더 이상 ‘들러리’가 아닌 당당한 주체적 MC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여성 MC의 출연료 역시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현재 회당 1000만원이 넘는 유재석, 강호동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남녀 MC의 출연료 차이는 거의 없다. 지금의 출연료 개념은 과거와 달리 철저하게 인지도와 능력을 중심으로 지급되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남녀로 출연료 차이를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MC의 변화된 위상을 알려주는 단적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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