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LTE폰 점유율 3위 부상… 일본서는 1위 고지 올라
삼성전자가 애플과 싸우고 LG전자가 추격하는 중국 업체를 견제하고 있는 사이,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다. 일본의 ‘가전 황금시대’를 열었던 소니가 이제 스마트폰으로 한국 기업을 거세게 위협하고 있다.
20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스(SA)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 2분기 전 세계 LTE 스마트폰 점유율 6.2%(360만대)로 3위에 올랐다. 3분기 연속 3위를 지켜왔던 LG전자(230만대)를 4위로 밀어냈다. 특히 소니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대(0.5%)에서 1년 새 무려 3500%라는 경이적인 판매 증가율을 보이며 LTE 스마트폰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 LTE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9210만대 규모로 2011년(680만대)과 비교해 13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아직 LTE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니가 LTE 쪽에 집중한다면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소니는 안방인 일본에서는 세계 1위 삼성전자를 압도하고 있다. 일본 시장이 전통적으로 해외 제품에 대해 배타적이라는 점도 있지만, 소니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 여름 시즌 소니의 ‘엑스페리아A’는 130만대가 NTT도코모를 통해 팔려나갔지만, 삼성 ‘갤럭시S4’는 70만대 판매에 그쳤다. NTT도코모가 엑스페리아A와 갤럭시S4를 투톱으로 내세웠지만, 소비자들은 엑스페리아A의 손을 들어줬다.
갤럭시S4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NTT도코모는 하반기 전략제품에서 갤럭시S4를 제외하고 소니와 후지쓰 등 자국 제품 판매에 주력할 것이라는 현지 보도도 나오는 상황이다.
일본 내 점유율을 봐도 소니의 상승세는 무섭다. 일본 시장조사회사 BCN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 6월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36% 점유율로 애플(25%)을 제쳤다. 애플은 아이폰 출시 이후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계속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소니의 이같은 성장세는 국내 기업에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체 영업이익의 70% 가까이를 휴대폰 사업에서 낸다. LG전자도 휴대폰 사업 성공 여부가 그룹 존폐를 좌우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에 밀려 부진을 이어오던 소니가 최근 반격에 나서면서 일본 내에서도 자국 기업을 감싸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일본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소니의 반격이 매서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