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물 만났다] 수입차 20만대 시대 열린다

입력 2013-08-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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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인식변화FTA로 수입차 성장 청신호...공격 마케팅, 착한 가격, 신기술로 韓 시장 공략

수입차가 개방된 1987년, 국내 시장에 판매된 수입차는 단 10대에 불과했다.

이후 1990년대 중반까지 수입차는 국내에서 고전을 거듭했다. 수입차는 과소비의 대명사로 불리며 사회적인 거부감에 시달려야 했고, 50%에 달하는 관세까지 더해지면서 연간 판매량이 1만대를 넘지 못했다.

첫 번째 전환점은 지난 1995년이었다. 당시 제1차 한미 자동차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면서 관세와 취득세가 인하돼 수입차는 1996년 1만대 등록을 달성했다.

올해는 국내에서 수입차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두 번째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점진적인 판매량이 늘어오던 수입차는 올해 폭발적인 수요 상승을 맞으며 연간 16만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연간 20만대 수준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내수 시장 점유율 15% 돌파도 가시권이다.

수입차 업체는 올해 7월까지 국내에서 8만944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만3007대에 비해 22.5% 성장한 수치다. 업계는 올해 최소 16만대의 수입차가 국내에 팔릴 것으로 점치고 있으며, 내년에는 연간 20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 수입차가 10만5037대 판매되면서 시장 개방에서 연 10만대 판매 돌파까지 25년이 걸렸다. 그러나 10만대에서 20만대로 시장 규모가 두 배 성장하는 데는 불과 3년만이 필요하다는 것.

수입차의 성장은 국내 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국내시장이 될 성 부른 나무란 것을 인식한 수입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이란 것이 업계의 주된 분석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고급차 이미지 전략을 유지하면서 최근 보급형 모델을 크게 늘리고 있다. 폭스바겐의 ‘폴로·골프’,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B클래스’, 토요타 ‘캠리·프리우스’,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이 국내 완성차 업체와 2000만~3000만원대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처럼 수입차 가격이 낮아지면서 구매 고객은 젊은층으로 확대됐다. 2003년 개인고객 기준, 수입차 구매 고객 중 40대 미만 비율은 33.8%였다. 이 비율은 2012년에는 46.4%로 10년 사이 12.6%포인트 뛰었다. 수입차는 고소득 자영업자, 퇴직 후 넉넉한 여유자금을 갖춘 50~60대가 사는 차란 인식은 이제 옛말이 된 셈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유럽연합(EU) FTA 등으로 수입차의 가격이 낮아진 것도 판매 증가를 북돋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자 업체들은 새로운 전략을 내놓고 있다. 각 업체의 대표들은 올해 수입차 신차 발표회 때마다 “한국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출시 모델의 확대 뿐 아니라 신기술 차량을 한국에서 선보이는 것을 더 이상 망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BMW가 최근 환경부와의 포럼에서 “전기차 ‘i3 ’를 내년 5월에 내놓겠다”고 선언한 것도, 폭스바겐이 전기차 ‘골프 블루 e 모션’의 시연장으로 한국을 택한 것도 이 같은 이유와 맥이 닿아있다. 토요타 등 일본차가 주도권을 잡고 있던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포드, 포르쉐, 벤츠 등이 가세한 것도 국내 수입차 시장의 성장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한국 공략’에 사활을 건 수입차 업체들의 전략과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모델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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