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의 성장 전략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이끄는 수장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유로존이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데다 세계 최대 보석 수요국인 중국의 저성장으로 수요가 줄고 있는 탓이다.
럭셔리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업계의 사업성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업계는 이를 위해 모델 라인업 확장을 비롯해 해외 진출과 인수합병(M&A) 등 수익성 개선은 물론 불황 타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분석했다.
명품 시계 브랜드 불가리는 올해 2월 장 크리스토퍼 바뱅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았다.
그는 스위스 유명 시계 브랜드인 태그호이어를 12년간 이끌면서 시계에 국한됐던 사업분야를 안경테와 이동전화로 확장했다. 2011년 불가리를 37억 달러에 인수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회사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는 바뱅을 불가리의 구원투수로 임명했다. 명품 주얼리 브랜드인 불가리는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불가리의 성장을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뱅은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시계 소재의 혁신으로 경쟁사 까르띠에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덴마크가 자랑하는 명품 주얼리 브랜드인 조지젠슨도 지난해 미국 캐주얼 브랜드 ‘노티카’의 창업자인 대만계 미국인 데이비드 추를 새로운 CEO로 영입했다. 미들이스턴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2년 조지젠슨을 인수하면서 추를 CEO로 내정했다. 110년 전통을 자랑하는 주얼리 전문 브랜드인 조지젠슨은 단순하면서도 섬세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추 CEO는 아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조지젠슨을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시킬 방침이다.
사라 제시카 파커, 빅토리아 베컴 등 할리우드 스타가 사랑하는 명품 구두로 유명한 지미추는 최근 새로운 사업 확장으로 업계의 주목은 물론 충성고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피에르 데니스 지미추 CEO는 회사를 라이프 스타일을 디자인하는 패션 종합회사로 키울 계획이다. 데니스 CEO는 지미추 브랜드의 이미지를 향수, 안경, 가방 등에 접목해 젊은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클 버크 루이비통 CEO는 최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성장 둔화로 판매가 줄자 해외 진출 행보를 조절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해외 진출 속도를 늦추는 대신 전체 매출의 70%에 달하는 가죽제품군과 패션사업부에 집중해 회사만의 독창성과 기술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명품 시계 까르띠에를 보유한 세계 3위 럭셔리 브랜드 리치몬드의 베르나르 포나스 공동 CEO는 유럽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의 수요 둔화에 대응하고자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제품에 스토리를 담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활용하는가 하면 온라인 판매에도 나섰다. 회사는 2008년 일본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고 고급 보석보다는 시계, 액세서리, 가죽 제품 등 비교적 저렴한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올해 불가리로 자리를 옮긴 바뱅을 대신해 태그호이어를 이끄는 스테판 린더는 연구개발(R&D)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최근 선글라스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여성의류 개발에도 한창이다. 회사는 제품 개발을 통해 중국을 넘어 신흥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발렌시아가는 젊은 뉴욕커들이 사랑하는 29세의 신예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을 크레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으며 토즈도 구찌와 발렌티노 등에서 활약했던 신예 알레산드라 페치네티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채용하면서 판매 신장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