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3일,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한국애브비 ‘패밀리 힐링캠프’ 개최
대한사회복지사협회와 한국애브비는 최근 평소 질병으로 힘든 일상 때문에 가까운 이들과 소통의 어려움을 겪기 쉬운 희귀난치성 환우와 가족들이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몸과 마음의 ‘힐링’을 돕는 ‘따뜻한 동행-패밀리 힐링캠프’를 마련했다.
처음 만나는 환우들과 가족들의 만남. 다소 어색함이 감돌았지만 즐겁게 첫 인사하기 게임으로 어색함은 금세 사라졌다.
김은경 의료사회복지사(한림대학교성심병원 사회사업팀장)의 ‘만성질환 함께 이해하기’ 특강으로 1박2일 일정이 시작됐다. 강의 후에는 놀이를 통해 웃고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사회자의 멘트에 따라 악수를, 하이파이브를 그리고 엉덩이를 부딪치며 단계별 행동 인사를 나눴다. 서로 엉덩이를 부딪치며 인사하는 단계에서는 쑥스러움에 여기저기 웃음이 터져 나와 강당엔 어느새 화기애애한 미소가 가득했다.
이후 강사들과 함께 몸으로 소리를 내는 바디포커션, 다 마신 생수병 등의 재활용품으로 악기를 만들어 음악을 연주하는 재활용 악기 연주회 등이 진행됐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어린이들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노부부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어우러진 소중한 시간이었다.
환우와 가족들을 위한 맞춤형 소통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환우들과 가족들이 각자 모여 질환을 극복한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만든 것. 환우와 가족들은 앓고 있는 질환, 처음 질환을 진단받았을 때의 충격, 질환을 받아들이고 치료하기까지의 과정 등을 서로 이야기하며 공유했다.
모두들 현실을 부정하기보다는 질환을 자신들의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긍정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하루하루 주어지는 삶에 ‘감사하다’는 말들을 잊지 않아 감동을 전했다.
행복 전문가 곽동근 에너지프렌드 대표의 특강을 통해서는 생각의 전환으로 모든 일을 부정과 긍정이 아닌, 긍정과 더 긍정으로 바라보는 방법도 배웠다.
이밖에도 나와 타인이 생각하는 내 모습을 각기 그려 비교해 보는 ‘마음으로 그리는 초상화’, 블라인드 뒤에서 나에게 하고 싶은 마음의 소리를 전달하는 ‘블라인드 사이드’ 등의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감동과 격려가 공존하는 속에 프로그램이 마무리 되고 환우와 가족들은 각자에 방에서 ‘느린 우체통’에 넣을 편지를 작성했다. 환우와 가족들이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편지에 담아 보내면 1달 후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형식이다. 지금 당장 하기 쑥스러운 말도, 한달 후에 전달된다고 하니 글로 좀 더 솔직하게 담아내는 모습이었다. 매일 함께하는 가족에게 쓰는 편지인데도, 이들은 오랜 시간 펜을 들고 편지지 가득 글을 채워나갔다.
“부럽습니다.”
패밀리 힐링캠프를 마친 후, 자원봉사자들이 가장 많이 한 말이다. 이들에게 부러움을 느끼게 한 것은 참가 가족들의 끈끈한 가족애(愛)였다.
이들은 질병으로 인해 부족해진 부분들을, 가족애로 더 단단히 채워가고 있었다. 혼자 이겨내려고 하면 힘들 수 있지만 가족ㆍ친구 등 주변의 누군가 함께 손잡는다면 오히려 남들보다 많은 것을 얻고 느끼는 삶이 된다는 것이 이 힐링 캠프가 준 교훈이었다.
캠프 내내 누가 환우이고 가족인지 구분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모두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선교사 활동을 하느라 가족들이 다 외국에서 뿔뿔이 흩어져 살다가 이번 캠프를 계기로 수 년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는 이석호(51, 가명) 씨 가족은 “질환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모두 마음이 많이 위축되고 부정적으로 변화해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캠프에 참가하면서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가족들의 사연에서 많은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면서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긍정의 힘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 뜻 깊은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 애브비가 마련한 이번 캠프는 기존에 많이 있던 질환 관리나 질환 관련 정보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아닌 환자와 가족간 소통하고 화합하며 스스로를 발견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힐링 시간이어서 더욱 뜻깊었다. 캠프에 참가한 환우와 가족, 친구들은 지치고 바쁜 일상을 떠나 자연 속에서 가까운 사람들간의 소통과 이해를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진짜 ‘힐링’을 경험했다고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