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수주 ‘먹튀 브로커’ 주의보

입력 2013-08-1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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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중동서 잇단 피해…“중소업체 피해예방책 필요”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건설 수주를 추진하고 있는 국내업체를 대상으로 사기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브로커들은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 등을 세워 불황 타개를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업체들을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초 인도네시아 도로공사 수주를 확정했다는 A사는 알고 보니 수주실적이 없었다. 수주가 사실무근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사 규모는 116억 달러였다.

2년 전에는 건설엔지니어링업체 A사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 인근에 항만 건설을 위한 100억원대 규모의 설계용역 계약을 B사와 체결했지만 계약서는 휴지조각이 됐다. B사가 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는 자격이 없었던 것이다.

이같은 피해는 동남아뿐만 아니라 중동시장에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올 2월에 개설된 코트라 글로벌 연수원 포털사이트 카페는 사우디 수주 사기 방지에 대한 정보를 게재했다. 카페는 왕족을 사칭해 정부 발주처와의 네트워크를 과시한다든지, 프로젝트 비밀 수주를 제안하는 등 커미션을 노린 브로커의 사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들 브로커는 관련 문서를 위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에서도 신원 불명의 현지인을 이용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큰 기업은 발주처를 통해 직접 수주를 진행해 안정적이지만 규모가 작은 업체는 브로커를 통한 수의계약이 잦아 이들 기업이 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국내 대형업체들은 해외에 지부가 있고 다른 사업장과의 교류도 하고 있어 확인 절차를 거쳐 검증된 발주처를 통해 직접 사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는 해외 수주 1년 목표치가 1조원이지만 대형업체들은 한 프로젝트당 1조~2조원 규모로 사업을 진행한다. 사업 규모를 비롯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주변 인프라나 정보도 대형업체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국내 중견 및 중소기업들의 안정적인 해외진출을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권오훈 해외건설협회 홍보실장은 “모든 건설업체에 걸쳐 브로커의 사업 제안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정보가 부족한 중소업체에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지부 확대, 정보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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