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도’ 거론한 일본 문부과학상은 과거 위안부 망언으로 논란 일으켜
일본 정치인의 망언이 거듭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문부과학상은 30일(현지시간) 동아시안컵 축구 대회 한·일전과 관련해 “한국인 ‘민도(民度)’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가 전날 나치식 개헌을 거론한데 이어 망언이 이어지고 있는 것.
시모무라 문부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일전에서 한국 응원단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한국어의 현수막이 관중석에 걸린 문제에 대해 “그 나라의 민도가 문제가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 국내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다른 응원단이 제지했을 것 아니냐”면서 “솔직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민도’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특정 국가나 지역 주민의 수준을 가리키는 용어나 대체로 상대를 비꼴 때 사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웃나라의 국민수준 까지 문제삼는 언동이 국제적 상식과 규범을 크게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이날 “스포츠 경기와 관련된 사안을 두고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고위 인사가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무례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모무라 문부상은 일본 응원단이 일제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휘두른 행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그는 지난 2007년 제1차 아베 내각의 관방 부장관이던 당시 “위안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부모가 딸을 파는 일이 있었을 뿐 일본군이 관여한 것은 아니다”면서 “종군간호부나 종군기자는 있었지만 종군위안부는 없었다”라는 망언을 했다.
앞서 아소 총리는 전날 ‘히틀러식 개헌방식’을 강조하면서 야스쿠니 신사참배도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권 핵심인사의 이런 망언은 지난 21일 자민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후 이를 견제할 야당이 붕괴했을 뿐만 아니라 강한 일본에 대한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