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경쟁력 제고 방법 다각적 검토…한국 시장 철수 아니다
스탠다드차타드(SC)금융그룹이 저축은행과 캐피탈 부문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어 지주사에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금융은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 매각을 검토중이다. 비은행 부문이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함에 따라 지주사의 재무적 부담을 덜고자 한국에서의 사업 축소에 나선 것이다.
SC금융은 지난 2005년 SC그룹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이후 2009년 7월 지주사로 전환, 첫 번째 외국계 금융지주사로 자리잡았다. 지주 산하에는 SC은행, SC저축은행, SC캐피탈, SC증권, SC펀드서비스 등 5개의 자회사가 있다. SC금융은 지난 2008년 1500억원에 예아름저축은행을 인수한 이후 SC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꿔 자회사로 편입했고 지난 2007년에는 SC캐피탈을 설립했다.
SC저축은행의 경우 저축은행 퇴출 등에 따른 구조조정 이후 마땅한 수익원 부재로 수익구조 및 재무구조가 날로 악화하고 있다. SC은행은 올해 3월 말 기준 1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5500억원) 보다 458억원 줄어든 5087억원이다.
재무구조도 악화일로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이 지난해 동기(17.52%) 보다 0.22%포인트 하락한 17.30%를 나타냈으며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14.56%에서 17.39%로 급상승했다.
SC캐피탈 역시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에 직면했다. SC캐피탈은 지난해 말 기준 1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자산 규모는 1조5000억원으로 업계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SC금융으로부터 재무 지원을 받고 있다.
사실상 SC금융의 수익 대부분을 주력 계열사인 SC은행이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SC금융의 총자산과 순이익에서 SC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4.1%, 95.6%에 달한다. 문제는 한국 시장에서 SC은행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SC은행의 총자산 점유율은 3.54%로 지난 2004년 말(4.04%) 이래 지속적인 감소세다. 5% 안팎이던 예수금과 대출금 점유율 역시 각각 2.89%, 2.15%로 급락했다. 낮아지는 존재감만큼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 SC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8% 급감한 957억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C금융의 한국시장 철수설도 다시 불거져 나올 기미다. SC금융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현재 경영 방향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고, 매각 등을 포함해 어떤 결정이 내려질 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한다”며 “이번 사업 축소는 지주사의 경영 효율화를 위한 것이지 한국 시장 철수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