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숙명의 라이벌 막전막후] 소비자 중심 ‘유통 1위’ 월마트…펀한 상품 ‘최저가 쇼핑’ 타깃

입력 2013-07-1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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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의 정석’ 월마트, 소비자를 읽다

‘매일 최저가(Everyday Low Pirce)’와 ‘고객만족보장’을 외치는 기업. 단순했지만 치밀했다.

지방 소도시의 작은 유통업체였던 월마트가 세계 최대 유통업체로 성장할 수 있던 비결은 철저한 소비자 중심의 유통전략에 있었다.

월마트의 2012 회계연도 매출은 전년보다 5.9% 증가한 약 4439억 달러(약 486조7000억원)로 정유업체 엑슨모빌을 제치고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지난 5월‘2013년 미국 500대 기업’ 1위에 월마트를 선정하며 소비자 중심 경영전략에 주목했다.

벤프랭클린이라는 잡화점을 운영했던 창립자 샘 월튼은 1962년 아칸소주의 로저스라는 지방 소도시에 첫 할인점을 열면서 월마트를 시작했다.

같은 해 K마트, 울코, 타깃 등 쟁쟁한 업체들이 한발 앞서 점포를 열었다. 후발주자인데다 당시 자본력이 부족했던 월마트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경쟁업체들이 외면하는 인구 5만 이하의 소도시 고속도로 인근에 점포를 냈다. 경쟁업체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한 소도시에서는 경쟁이 미미해 시장 선점이 쉽다는 판단에서였다.

월마트의 철저한 소비자 중심의 유통전략은 ‘매일 낮은 가격·고객만족보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월튼은 “옆 가게보다 모든 물건을 조금씩만 싸게 팔아도 성공할 수 있다”며 상시 저가전략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삼았다.

그는 제품을 저가로 공급하려면 재고회전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독자적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1971년 아칸소주 벤턴빌에 월마트 최초의 물류센터를 세웠다. 1970년 중반에는 창고에 입고되는 상품을 보관하지 않고 곧바로 소매점포로 배송하는 물류시스템인 ‘크로스도킹’(cross-docking) 배송시스템을 구축했다. 1987년에는 위성통신 시스템을 구축해 당시 2500여개에 이르던 월마트의 각 매장과 물류센터, 본사를 연결했다. 이를 통해 상품을 수송하는 모든 물류 시스템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몇시에 점포에 도착할 것인지까지 정확히 파악해 배송기간은 물론 물류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마케팅 비용도 최대한 줄여 최종 소비자 가격에서 거품을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과 함께 월마트는 소비자 분석을 통해 유통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1985년 월마트는 소비자 행동분석을 위해 40억 달러를 들여 ‘리테일링크’라는 추적시스템을 유통업체 최초로 도입했다. 소비자의 소비패턴과 심리를 철저히 파악해 이를 유통 과정에 접목시켰다. 회사는 상품에 바코드를 부착해 팔리는 순간까지 과정을 추적, 소비자의 행동과 매장의 동선을 파악했다. 이를 통해 재고 관리는 물론 매장 내 물건 배치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상시 저가·고객만족’ 전략에 힘입어 후발주자였던 월마트는 1980년 업계 최초로 연 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1990년대에는 미국 내 1위 유통체인으로 도약했다.

현재 월마트는 전 세계에서 1만891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은 220만명에 달한다.

◇타깃 ‘재미있는’쇼핑으로 중산층을 잡아라

111년의 역사를 가진 타깃은 미국 2위 유통업체로 월마트의 유일한 맞수로 부상했다.

타깃의 전신은 1902년 설립된 데이턴드라이굿즈로 미네소타의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했다. 타깃이라는 이름은 소비자들이 다른 할인매장으로 가지 않도록 정한 홍보 문구에서 나왔다.

월마트가 알뜰한 세제·육류·주방용품 등 필수품을 위한 곳이라면 타깃은 값싸고 색상과 디자인이 들어간 유행 제품인 침대보·샤워 커튼·의류 등을 적절히 배합해 월마트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월마트를 (타깃보다) ‘절약하는(frugal)’ 상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재미있는(fun)’ 상점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타깃과 월마트의 경쟁은 지난 2008년 금유위기 이후 심화됐다.

월마트와 타깃뿐만 아니라 베스트바이·코스트코·토이저러스 등 유통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낮추는 등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타깃은 저렴하면서도 트렌디한 디자이너 의류 등 최신 유행 제품을 구입하면서 세제 등 일반 생활용품도 함께 살 수 있어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었다는 평가다.

버나드 소스닉 길포드시큐리티스 리테일산업 애널리스트는 “타깃은 분위기가 있다”면서 “쇼핑을 위해 멋진 곳일 뿐만 아니라 모두가 타깃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타깃의 최고 브랜딩 전략은 정면 승부보다는 차별화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데니스 리니 브랜드로직 선임 파트너는 “정면 승부는 하나의 전략일 뿐”이라면서 “기발하고 또한 디자인에 집중하며 저렴한 비용을 강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타깃은 저소득층 소비자보다는 중산층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타깃은 소비자들에게 신용카드인 ‘레드카드(RED Card)’로 제품을 구입할 경우 모든 제품에 5%의 할인을 실시했다. 레드카드는 일부 저소득층에게는 신용 기준으로 인해 지급될 수 없는 카드다. 레드카드를 이용한 제품 구입이 증가하면서 매출도 크게 성장했다.

타깃은 올 들어 월마트의 부진이 심화되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타깃은 올초 월마트를 직접 겨냥해 ‘최저가격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최저가격제는 크리스마스 휴일 시즌에만 이뤄지지만 이를 ‘1년 내내’ 확대 실시한 것이다.

타깃은 소비자가 매장에서 제품을 구입한 후 7일 안에 더 값싼 곳을 발견하면 자사의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도 이에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또 월마트가 최근 매장에 재고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타깃은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소비심리 악화와 가격 할인 등의 정책으로 마진이 줄고 있다는 사실은 부담이다.

타깃의 2013 회계연도 1분기 순익은 4억9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의 6억9700만 달러에서 29%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해 167억1000만 달러였다. 앞서 전문가들은 167억8000만 달러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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