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출구전략 시동] ‘버냉키 쇼크’에 유로존도 뒤숭숭

입력 2013-07-0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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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탈리아 등 국채금리 요동… 재정취약국 자금 조달 여건 악화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블룸버그
‘버냉키 쇼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도 강타했다. 미국 금융당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스페인·이탈리아 등 재정이 취약한 국가들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유럽 재정위기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우고 있다.

재정 취약국인 스페인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으로 위기가 더욱 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버냉키 의장 발언 이후 3거래일 만인 지난달 24일 5.095%까지 올랐다. 이는 5월에 비하면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탈리아도 심각하다.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572%포인트 급등한 4.825%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나랏빚이 2조1000억 유로에 달하는 세계 3위의 부채국이다. 채권시장이 흔들리고 국채 금리가 오르면 곧바로 재정위기 우려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 금융계에서는 올해 안에 이탈리아가 유럽연합(EU)에 구제 금융을 요청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마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2위 은행인 메디오방카는 고객들에게 보낸 기밀 보고서에서 “세계 채권시장이 급락하며 이탈리아의 부도위험지수가 이미 경고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차입비용이 낮아지고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탈리아는 6개월 내 EU에 구제 금융을 신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밖에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재정위기국의 자금조달 여건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8% 수준에 머물렀던 그리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1.225%까지 치솟았다. 포르투갈 국채 금리도 6.679%로 올라섰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발언의 효과가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유로존 경기를 위해 뭐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행동이 따르지 않는 그의 발언에 시장은 아무런 반응도 나타내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드라기 총재의 말이 시장에서 공허하게 들리기 시작했다”며 그를 정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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