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21세기 장경각 꿈꾼다”…NHN 데이터센터 각(閣)의 역사는 ‘이제 시작’

입력 2013-06-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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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덥죠? 이곳이 바로 저희 데이터센터 ‘각’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한 온실입니다. 각종 식물을 재배하고 있는데 향긋한 내음이 나지 않나요?”

지난 20일 오후 NHN의 데이터센터 ‘각(閣)’을 방문해 처음 접한 곳은 다름 아닌 온실이었다. 태양광 전기 및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폐열을 이용해 운영중인 온실은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표방하는 ‘각’의 첫 인상이었다.

NHN의 데이터센터 ‘각(閣)’은 강원도 춘천시 동면 구봉산 자락에 위치해있다. 불과 1~2년전만해도 이 곳은 허허벌판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NHN은 이곳에 데이터센터 건설, 단번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었다.

◇“각(閣)이 춘천에 간 까닭은?”… 일단 이름부터 눈길이 간다. ‘각(閣)’이라는 이름은 기록을 보존한다는 데이터센터의 역할을 살려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의 ‘장경각’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이미 NHN은 약 2년 전부터 데이터센터 건립 프로젝트의 이름을 ‘21C 장경각’이라고 정하기도 했다.

각(閣)은 축구장 7배 크기인 약 1만6000평의 부지에 건립됐다.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관리동인 본관 1개동과 서버 및 각종 시설이 위치 해있는 지하 2층·지상 3층의 ‘서·남·북’관 3개동으로 구성돼있다.

특이했다. 왜 동관은 없었던 것일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왜 NHN이 데이터센터를 춘천에 건설하기로 결정했는지를 알아야 한다.

NHN 데이터센터 각(閣)의 기획 및 설계를 담당했던 류근호 팀장은 춘천이 모든 면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에 최적의 위치라고 말했다. 류 팀장은 “처음부터 수력발전소에 근접하고 용수를 얻기 쉬운 곳을 찾았다”며 “소양강, 충주댐 등 수자원이 풍부한 춘천이 최적의 장소였다”고 말했다.

특히 NHN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각종 자연재해에 주목했다. 24시간 무중단으로 운영돼야 하는 데이터센터가 자연재해로 인해 가동을 멈춘다면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류 팀장은 “지난 31년간 누적된 춘천지역 기상자료를 분석한 결과 단 한번의 지진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특히 봄철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 빈도 역시 춘천이 가장 낮았다”고 설명했다.

동관이 없는 이유 역시 입지 조건과 관계가 있었다. 기상데이터 분석을 통해 바람, 습도 등을 고려한 결과 동쪽에 서버를 두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친환경-안전성 두 마리 토끼 잡은 각(閣)”…데이터센터는 국내외 NHN 사용자들의 검색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네이버 사용자들은 초당 4000회 이상의 검색어를 입력해 정보를 찾고, 초당 2300통 가량의 메일을 주고 받는다. N드라이브 경우에는 하루 500테라바이트 규모의 자료가 업로드 된다. NHN은 이처럼 중요한 데이터센터의 완벽한 가동을 위해 가용 가능한 최첨단 기술들을 모두 집약시켰다.

그 중 하나가 자체 개발 ‘서버’와 외기를 이용한 '서버룸 냉각장치'다. NHN이 자체 개발한 서버는 35도 이상의 고온 상면에서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에 사용되는 서버의 경우 평균 28~30도 수준까지 견딜 수 있다. 또 외기를 이용한 서버룸 냉각장치(AMU)는 NHN이 여름이 길고 고온다습한 한국적 기후에 맞도록 1년 여의 연구개발 끝에 탄생시킨 작품이다. 9만대 가량의 서버가 보관될 예정인 각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해 경쟁 IDC에 비해 냉각전력의 57% 가량 절약할 수 있다. 이같은 기술은 곧 비용절감으로 이어졌다.

NHN 박원기 IT서비스사업본부장은 “친환경적인 자체 IDC 운영을 통해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며 “외부 IDC가 100원을 쓸 때 각은 27원 정도만 쓰면 될 정도로 효율이 좋다”고 말했다.

또 NHN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친환경 인증제도인 ‘LEED’ 인증 사상 IDC로서는 세계 최초로 LEED 인증의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Platinum)’인증을 획득했다.

실제로 ‘각(閣)’은 IDC의 에너지 효율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인 PUE에서 글로벌 및 국내 그린데이터센터 기준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PUE란 전체 데이터센터 소모 전력 중 실제 IT인프라 가동에만 사용되는 전력의 비율을 말한다.

이밖에 진도 9.0 이상의 지진에도 끄떡없는 내진설비를 갖췄고, 비상 시 외부로부터 전력 공급이 단절될 경우에도 ‘다이내믹 UPS’라는 설비가 작동돼 2.5초 만에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약 72시간정도는 외부 전력 공급 없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해낼 수 있다.

박 본부장은 "각(閣)은 데이터를 안전하면서도 영원히 후대에 보존하자는 생각이 현실화 된 곳"이라며 "대한민국의 기록과 역사 외에도 세계인들을 위한 기록을 담아낼 수 있는 곳으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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