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구설수에 반토막 나기도… 대부분 ‘밑진 장사’
유명인과 연관된 종목에 투자자들은 늘 환호한다. 지난해 증시를 달궜던 정치인 테마주와 한때 코스닥 시장에서 물의를 일으켰던 재벌테마가 대표적이다.
연예인테마 역시 이 범주에 포함되는데 투자자들의 허영심이 투영된 전형적인 ‘묻지마 테마’라는 우려가 항상 뒤따른다. 하지만 그 파괴력은 언제나 강력하고 즉각적인 게 특징이다. 대부분의 유명 연예인은 3자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참여하는 것이 하나의 공식이다.
최근에 증시를 달군 연예인 테마를 꼽자면 단연 ‘강호동 테마’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강호동씨의 방송 복귀 선언으로 에스엠의 계열사 SM C&C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강호동씨를 비롯해 신동엽·박태현·최종욱씨 등 소속연예인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총 168만9500주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한 것이 호재가 됐다.
신주 발행가액은 2900원으로 당시 기준 주가보다 10% 할인된 금액이다. 이후 SM C&C 주가는 800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호예수기간 완료가 2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SM C&C 주가는 14일 종가 기준으로 3020원에 불과하다.
과거 강씨가 발을 담궜던 코스닥기업 씨피엔, 팝콘필름(스톰이엔에프)처럼 소위 ‘이름만 팔리고’ 남는 건 없는 밑진 장사만 할 확률이 커진 셈이다.
시기적으로는 2007년이 코스닥시장에서 ‘연예인 테마’가 가장 맹위를 떨치던 때이다. 그해 3월 주식시장에는 때 아닌 ‘욘사마’ 열풍이 불었다. 영화배우 배용준씨가 최대주주로 오른 키이스트는 연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주가가 8만원까지 올랐다.
배씨에 이어 장동건(스타엠), 하지원(태원엔터테인먼트), 권상우(여리인터내셔널) 같은 연예인들도 주식시장에 직·간접적으로 등장하면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쳤다.
지난 2009년 코스닥상장사 F사는 가수 태진아씨와 탤런트 견미리씨가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소식에 9거래일 연속 쩜상 행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바이오업체의 우회상장 호재까지 겹치면서 주가는 한 달 새 5배 급등했다.
문제는 연예인의 지분 참여를 호재로 단기 급등한 종목들의 결과는 대부분 참담했다는 점이다.
F사는 두 연예인의 유상증자 참여 석 달 만에 주가조작 혐의에 연루돼 곤욕을 치렀다. 강호동, 신동엽 등 다수의 연예인들이 투자한 디초콜릿은 역시 단기 급등 이후 주가가 반토막 났고 결국 지난 2009년 상장폐지됐다.
연예인과 얽히고 설킨 코스닥 사건사고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유명 연예인의 증자 참여 공시가 났지만 정작 자금 납입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