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전문 카페의 취업고민 게시판에 최근 ‘기업에서 스펙 안 본다는데 저 어떡하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금융권 입사를 준비 중이던 A씨가 오히려 기업들이 스펙을 보지 않아 고민이라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취업을 위해 토익, 학점, 자격증에 매달렸다는 A씨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며 스펙 쌓던 것을 멈추고 대외활동이나 인문학적 소양, 프레젠테이션(PT)능력 등에 더 집중해야 되는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기업들의 채용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고민은 배로 늘어났다. 학벌, 학점, 토익점수 등의 스펙을 중히 여기던 기업들이 지금은 구직자의 PT능력, 외국어 회화능력, 경험 등 실무적인 능력에 점차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기업의 채용 방식이 개인 오디션 형태나 에세이·포트폴리오, 아이디어·신사업 제안서 등으로 다양해졌다.
하지만 취준생들은 채용방식이 바뀌었다 해서 스펙 준비를 안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취준생 김모(26)씨는 “기업들이 스펙 안 본다고 하지만 결국엔 보지 않느냐”며 “지금 상황에선 차라리 스펙만 본다고 하면 맘이 편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들이 가장 반길 것 같던 ‘스펙파괴’ 채용 시스템이 오히려 이중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잡코리아 안현희 이사는 “실제 현장에선 스펙을 보는 기업들이 아직 많이 있어 기본적인 스펙은 갖춰두는 것이 좋다”며 “기업의 채용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2000년 초반엔 튀고 남다른 인재를, 2000년 중후반에는 최대한 자신의 능력을 포장할 줄 아는 인재를, 현재는 솔직한 인재를 원하는 등의 식으로 인재상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이사는 “이처럼 빠르게 변하는 채용 트렌드에 살아남는 방법은 대학교 1~2학년 때부터 원하는 일과 직무를 설정에 이에 맞는 스펙 즉, 관련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채용 트렌드가 아무리 변화더라도 이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