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0억대 2곳·100억 이상 19곳…“자본시장 효율성 저하”우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마감된 코넥스 시장 상장신청에 총 21개 기업이 상장신청을 했다. 21개 기업의 규모는 코스닥 신규 상장사보다 자기자본과 매출액, 당기순이익이 각각 42.5%와 55.3%, 22.5% 수준으로 당장 코스닥에 가도 무리가 없다.
아이티센시스템즈와 대주이엔티 등 2사는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이다. 아이티센시스템즈는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227억원, 44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자기자본)도 136억원으로 코스닥 상장기준(일반기업 30억원, 벤처기업 15억원 이상)을 넘어선다. 하나만 충족하면 되는 코넥스 상장 요건도 △자기자본 5억원 이상 △매출 10억원 이상 △순이익 3억원 이상도 훌쩍 뛰어넘는다. 대주이엔티는 지난 2009년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다.
300억원 이상 매출기업은 베셀, 태양기계, 피엠디아카데미 등 3사가 있고 200억원 이상은 5사로 집계됐다. 피앰디아카데미는 실적도 견조하고 코스닥 상장을 추진해왔던 곳으로 이름이 났던 곳이다.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기업은 랩지노믹스 등 9사로 전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100억원 미만 기업도 2곳이나 된다. 랩지노믹스는 2010년 모라리소스를 통해 우회상장을 시도한 바 있다.
반면에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이달 공모주 청약을 실시하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넥스 상장을 주관하는 A증권사 관계자는 “상장 후보기업들 중 당초 코스닥에 가려고 준비했던 곳들이 있지만 코넥스의 혜택(2년간 상장수수료 면제, 공시부담 완화 등)을 보고 이곳에 먼저 둥지를 튼 뒤 투자자의 반응을 살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급 대어가 코넥스 문을 두드리는 것은 코스닥 시장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고 또 코넥스 근본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넥스는 코스닥에 상장하기 힘든 중소기업들을 위한 사다리 역할을 하는 곳인데, 코스닥 요건에 맞는 기업이 코넥스를 택하는 것은 자본시장 효율을 떨어뜨릴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