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용 대표, 과감한 투자·조직 혁신 대대적 수술
반도체 후공정 전문회사인 ‘세미텍’은 녹록지 않은 산업 환경 속에서 ‘제2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긍정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세미텍 특유의 기업 문화를 앞세워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다.
◇비메모리 분야 확대·해외시장 진출 적극 모색 = 세미텍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은 반도체 칩을 최종 제품화하는 공정으로 회로설계 기술, 웨이퍼 공정기술과 함께 반도체를 만드는 3대 핵심기술 중 하나다. 세미텍의 주요 매출처는 SK하이닉스, 티엘아이 등이다.
세미텍은 테스팅 능력에 기반을 둔 품질관리 능력을 키웠다. 또 중고 장비를 도입해 고정비용을 절감,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설립 이후 주요 매출처와 쌓아온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연 매출 112억원 달성한 이 회사는 2010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세미텍의 목표는 분명하다. 다른 후공정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 1등 서비스를 제공해 오는 2016년까지 연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현재 세미텍의 반도체패키징 부문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매출액 비중은 각각 79.2%(171억2400만원), 20.8%(44억9700만원)로 메모리 품목이 월등히 높다. 비메모리 반도체 비중 확대를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며, 이를 통해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매출 비중을 50대50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세미텍은 올해 4월 일본 글로벌 기업에 첫 샘플을 출하해 오는 6월부터 직접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해외 고객 3개사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미국 기업과 디바이스 검증용 샘플 제작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 4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트렌드 변화가 큰 모바일 제품과 고성능 반도체의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해 고수익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킬 계획이다.
◇김원용 대표 인재론은 ‘도전정신·창의성’= 김원용 세미텍 대표는 LG반도체, 하이닉스 등 국내 굴지의 반도체 회사를 거친 인물이다. 유명 반도체 회사에 다니던 김 대표가 세미텍에 뛰어들게 된 사연은 이렇다.
1999년 반도체 빅딜을 포함한 구조조정 와중에 김 대표는 회사의 제안으로 회사 내 분사를 통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었다. 인수자금을 펀딩했지만 분사는 하지 못했고 결국 2004년 세미텍을 통해 직접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하지만 세미텍과 김 대표는 많은 역경을 견뎌야 했다. 그가 세미텍과 인연을 맺었을 당시 한 달 매출은 고작 6억원 안팎이었다. 매월 1억원씩 꼬박꼬박 적자 행진을 거듭했다.
김 대표는 세미텍을 대대적으로 수술했다. 김 대표는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왔다. 과감한 투자와 조직 혁신을 병행하면서 1년여간 각고의 노력 끝에 회사는 제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연 매출 1088억원을 기록하며 연 평균 매출 성장률 33%를 달성했다. 사원 수도 두 자리 숫자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 현재 660여명까지 늘어났다.
김 대표는 사업에는 사이클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이클에 따라 좋은 일도 있지만 때로는 힘든 일도 찾아올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다. 김 대표는 “그래도 그때 수업료를 제대로 치렀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물론 김 대표가 보람을 느꼈던 때도 적지 않다. 특히 세미텍이 훌륭한 일터로서 인정받고 인재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매출 3000억원이 세미텍의 꿈이라면 김 대표에게는 최고경영자(CEO)로서의 또 다른 꿈이 있다. 김 대표는 진정한 고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늘 외친다. 그는 “강하고 좋은 회사로 만들어가되 행복한 일터를 꾸미는 것이 제1의 꿈”이라며 “인재육성을 통해 모두가 다니고 싶은 세미텍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