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소지자 중 28.7%만 현장에서 근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 김모(41·여)씨는 보육교사가 갑자기 그만둬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당장 대체인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갑자기 보육교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씨는 “보육교사가 임신·출산을 하거나 갑자기 그만두면 대체교사가 와줘야 하는데 소개를 시켜달라고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봐도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애들을 대신 봐줄 사람이 없으니 보육교사들은 몸이 아파도 병가를 못 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 해 보육교사가 10만명 가량 쏟아져 나오지만 현장에서는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자격증 소지자 28.7%만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한국보육진흥원에 따르면 연도별 보육교사 자격증 발급건수는 2010년 9만7123건, 2011년 9만9462건, 2012년 11만1128건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올해에는 3월말 현재까지 6만1767건에 달한다.
중복 취득 건(승급, 재교부)을 제외한 실제 자격증 소지자는 3월말 기준 총 69만7946명이다. 하지만 이중 20만 명 정도만 어린이집에서 현직에 종사하고 있다. 자격증 소지자 중 28.7%만 취업한 것이다.
또한 전국의 대체교사 인원수도 현재 420명으로 전체 보육교사 수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상황이다.
이처럼 자격증을 발급 수와 실제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있는 종사자 수가 차이나는 이유는 보육교사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처우가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보건복지부의 ‘2012년 전국보육실태조사’에는 지난해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하루 평균 9시간28분을 근무하면서 월 평균 155만원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호봉제가 아닌 경우가 많아 월평균 급여가 115만원에 불과했다.
연·월차 휴가는 연평균 9일이었다. 이 같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 때문에 보육교사의 평균 경력은 4.5년에 불과하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대체교사 인력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중앙보육정보센터는 당초 연차휴가 때만 대체교사 지원이 가능했던 것을 올해부터 결혼특별휴가 등으로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일반 보육교사보다 대체교사의 인건비 등이 더 낮은 것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건의했다.
이재인 한국보육진흥원장은 “어린이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양적 확대에 비해 관리나 운영체계 정비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대체교사 확대나 임금 수준 개선 등 교사 처우 개선도 필요하고 정보공개나 학부모 참여 등 관리감독 기능도 많이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