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의 세종만평]산림청 개혁의 첫걸음은

입력 2013-05-2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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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산림정책의 중책을 안고 임명된 신원섭 산림청장이 ‘치유의 숲’이라는 국민 힐링 산림정책에 앞장서고 있다. 산림치유 전문가인 신 청장은 하루 24시간 모자를 정도로 현장 경영을 강조하며 숲을 통한 사회적 유대감에 모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산림휴양과 산림치유 전문가로 정평 난 신 청장은 국제학회와 연구단체에서 인정하는 산림전문가다. 그동안 산림청 탁상행정의 개혁을 이끌 수 있는 인물로 신 청장이 새 정부 정책 방향과 함께 갈 수 있는 인물로 선정돼 이례적으로 발탁됐다.

신 청장은 취임 후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대부분 시간을 현장과의 소통과 새 정부 정책 방향의 당위성과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혁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특히 포항과 울산 산불진화와 산림청 헬기 추락 등 큰 사건이 발생해 현장에서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신 청장이 현장이 목소리를 듣고자 대부분 시간을 현장을 보내다 보니 산림청 업무인수인계에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 청장이 전통적인 산림청 내부 출신이 아니다 보니 내부 공무원들이 자신들 입맛에 맞는 내용만 보고해 아직 조직 장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공무원 특유의 인의 장막을 쳐 신 청장의 귀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산림청은 부실한 산림행정으로 감사원을 비롯해 전문가들의 많은 지적을 받아 왔다. 최근 경북 안동 임하댐에서 산림청 헬기 추락으로 고귀한 생명을 잃었던 일도 사고라기보다는 인재에 가까워 산림청의 부실행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 헬기가 미국에서 용도 폐기된 지 40년 가까이 됐지만 산림청이 160억원에 들여와 운영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한다. 도입 당시 반대가 많았지만 산림청 공무원들이 무리하게 들여와 결국 인재를 발생시킨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2004년에도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 러시아산 중형 헬기 4대를 사들였지만 2006년 기체결함으로 추락사고가 일어나자 원인규명도 못한 채 운항을 중단해 사실상 고철로 만들었다.

지난 4월 감사원에서도 산림청이 산림기본 통계를 부실하게 작성한 것도 모자라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산림정책과 산림산업을 제대로 관리·감독 하지 못했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산림청은 최근 3년간 ‘조림 및 숲가꾸기사업’에서 지자체를 부실 감독해 950억원의 예산을 낭비해 감사원이 산림정책과 산림사업 전반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밖에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산림청과의 겹치는 업무가 많아 예산을 중복으로 낭비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이택주 한택식물원 원장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산림청의 탁상행정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 원장의 말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자생식물 종 보존을 위해 식물원법이 꼭 필요해 식물원법을 만드니까 산림청이 죽기 살기로 반대했다고 한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건설을 위해 가리왕산의 희귀 나무 군락지의 수령이 2백년 된 전나무나 사스레나무를 거의 다 베어버려 논란을 일으켰다. 산림을 보호해야 할 산림청이 오히려 비용이 적게 들고 손쉬운 방법을 선택해 산림을 훼손한 것이다.

이 같은 모습을 보면 산림청이 어느 틈엔가 국민을 위한 조직이라기보다 공무원들을 위한 조직으로 존재가치가 변질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 같이 산림청 개혁이 필요한 시점에서 현장 경영이나 모교 고등학교에서 특강을 할 것이 아니라 산림청 내부 조직을 새롭게 개혁할 수 있는 조직개혁부터 우선시 해야 한다. 먼저 내부조직부터 혁신하고 나서 현장을 챙겨도 늦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진짜 의미를 한번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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