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위헌 소지 있다”

입력 2013-05-1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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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가 15일 오후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제도 세미나’에서 이성태 KPMG삼정회계법인 상무가 ‘일감몰아주기 과세제도에 대한 이해 및 동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는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 증여세와 배당소득세의 이중과세 문제로 위헌성 논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5일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제도 세미나에서 정재웅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일감몰아주기 과세는 수혜법인의 세후영업이익을 기초로 주주에게 증여세를 과세하는 방식”이라면서 “그러나 수혜법인의 영업이익 증가는 수혜법인의 주주가 향후 양도소득이나 배당소득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의미할 뿐, 그 시점에서 주주의 소득이 실현되지 않은 미실현 이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이어 “미실현 이익에 대해 과세하려면 과세 대상 이득이 정확하고 공정하게 계산돼야 하는 것은 물론 수혜법인이 영업손실이 발생한 경우 대비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행 일감몰아주기 과세는 이 같은 문제들이 해결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추후 영업손실이 발생해 그 간의 영업이익이 모두 잠식되더라도 주주가 납부한 증여세를 환급해주는 규정이 없어 재산권 침해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증여세와 배당소득세와의 이중과세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혜법인이 벌어들인 이익에 대해 지배주주에게 증여세를 과세한 후 지배주주가 실제 배당을 받았을 때 다시 배당소득세를 과세하는 것은 이중과세로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일감몰아주기 과세로 인한 피해가 중소·중견기업에 집중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이성태 삼정회계법인 회계사는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는 대기업의 지배주주 뿐만 아니라 중소 및 중견기업의 지배주주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지만 중소·중견기업 지배주주들의 경우 본인이 일감몰아주기 증여세의 납세의무자에 해당하는 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즉, 현행 제도는 과세규정에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 주주입장에서 본인이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납세의무자인지 아닌지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고, 수혜법인의 법인세 세무조정사항까지 상세히 알아야 비로소 세금계산이 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조세 부담 없는 편법증여를 방지해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겠다는 목적은 좋지만, 현행 일감몰아주기 과세 규정은 위헌적인 측면이 많고 기술경쟁력 강화, 원가절감, 보안유지 등을 위한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며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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