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 “정책당국 은행 규모 관리 강화해야”
실물경제 활동에 비해 국내 은행 규모가 커지게 되면 수익성이 낮아지고 위험성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물경제 활동이 일정한 상황에서 은행 규모가 증가하면 은행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은행의 수익성과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은행 규모에 대한 정책당국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14일 손진식 과장·김수진 조사역이 작성한 ‘국내은행의 영업형태와 위험성 및 수익성 간의 관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보고서는 은행의 영업행태가 위험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국내 일반은행 13곳(시중은행 7개, 지방은행 6개)의 2003~2011년 분기별 재무제표 자료를 바탕으로 패널회귀분석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은행들의 시장성수신 자금조달 비중이 상승하면 수익성이 제고되지만 위험성 역시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성수신 자금조달의 확대는 조달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시킨다는 것. 하지만 시장성수신은 금리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은행의 위험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또 은행의 비이자 수익비중이 상승할수록 수익성이 높아진다고 결론 내렸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 발생 등에 따라 비이자 수익 비중이 증가할 경우 수익성이 개선되는 데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은행의 수익구조와 위험성 간에는 뚜렷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 과장은 “국내은행은 현재 이자수익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은행들이 신규서비스 개발 등을 통해 안정적인 비이자 수익원을 확보할 경우 수익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기존 수수료의 인하를 통한 고객만족도 제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실물경제 규모 대비 은행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성이 저조하고 위험성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제약된 국내 시장에서 해외영업비중이 낮은 국내 은행들 간의 경쟁적 규모 확대는 오히려 수익성만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
이에 손 과장은 “이번 보고서에는 실물경제 규모에 적정한 은행 규모에 대해서는 기술하지 않았다”면서도 “거시건전성 제고를 위해서는 은행 규모에 대한 정책당국의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