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저축은행 떠안은 금융지주…경영 악화에도 인수 계속 왜?

입력 2013-05-0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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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 확대 창구로 활용…정부 떠넘기기 압박도 한몫

금융지주가 떠안은 부실저축은행이 애물단지로 전락했지만 금융지주와 은행이 저축은행 인수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저축은행을 서민금융 확대 창구로 활용한다는 취지에서지만 정부의 부실저축은행 정리 압박도 하나의 이유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가교저축은행인 예한솔과 예솔저축은행의 우선매각협상자로 KB금융과 IBK기업은행을 선정하고, 다음주 초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011년 9월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해 지난해 1월 영업을 재개한 KB금융은 이번 예한솔 인수로 2개의 저축은행을 갖게 됐다.

거대 금융지주를 새 주인으로 맞았지만 KB저축은행의 경영은 악화일로다. 지난해 상반기 22억원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규모가 무려 10배 이상 급증한 234억원 순손실을 나타냈다. 올해 1분기 흑자 전환했지만 당기순익은 30억원에 불과하다. 총자산도 지난해 상반기 보다 3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6410억원에 그친다.

저축은행 대출금리가 계속 낮아지는 탓에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저축은행 영업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시작한 은행과 저축은행간 연계영업은 5개월째 접어들었지만 지원 실적은 4~5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은행과 상품이 중복되고 전산시스템 구축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탓이다. 다른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전 금융업권이 모두 힘든 시기에 저축은행을 떠 안을 수 있는 주체가 몇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은 일반 저축은행 보다 자금조달 비용이 적게 들어 대출금리가 낮지만 은행권 및 상호금융권의 대출금리가 상당히 내려와 있고 경쟁도 치열해 고객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예한솔저축은행의 총수신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총여신은 1700억원에 그치고 있어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예대율도 13.2% 수준에 머물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예솔저축은행은 총수신 6931억원, 총여신 3759억원, 예대율은 54.2%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불량자산을 털어내고 인수했다”며 “경기가 어렵지만 은행과의 연계영업 및 우리의 강점인 중소기업 여신 지원을 중심으로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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