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매물부터 기지개… 올 하반기 회복세 예상
남들보다 앞서 미래의 가치를 발견하거나 기존 부동산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가격을 높이는 것.
4·1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세제 감면 대상이 확정되면서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가 이해 득실을 따지며 열심히 주판알을 튕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짝 상승장에 그치더라도 최대한 활용해 이익을 창출하는 통로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책이 나온 후 분양사무실이나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주택을 구입하려는 문의가 평소보다 2~3배 증가하고, 급매물로 나온 주택들의 거래 성사율도 높아졌다. 또 집을 내놨던 집주인들은 수정안 발표 이후 다시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의 경우 호가가 5000만원 이상 오르는 상황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건설사들도 대책에 맞춰 신규 분양 시기를 조정하거나 분양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당장 거래 활성화가 이뤄지진 않겠지만 시장에 어느 정도 온기가 돌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올 하반기쯤 반등 타이밍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본질적으로 실물경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단기 충격요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저가매물 위주로 거래시장이 형성돼 대기수요가 꾸준히 움직여준다면 하반기 시장회복에 일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이참에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적으로 접근해 볼 만한 대상으로는 주변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를 제시한 신규아파트, 계약자 혜택이 풍부한 미분양 아파트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세제 감면을 활용한다는 전제 속에 입지 등도 따져봐야 한다.
기존주택은 최근 수년간 최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진 아파트를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 다만 기존주택은 5, 6월경 시장 흐름을 살펴보고 하반기에 구입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 호가가 단기 급등했지만 이에 걸맞는 거래가 성사되지 않아 구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리서치센터장은 "가격경쟁력과 입지가 좋은 곳 위주로 국지적인 오름세가 예측된다"며 "광교나 동탄 등의 미분양 아파트를 살펴봐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 중 개포주공이나 가락시영 등 사업 일정이 빠른 곳도 추천 대상이다. 이곳은 투자 수요가 많아 기대심리가 확산되면 가장 먼저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참에 경매를 통한 내집 마련도 생각해 볼 만하다. 최근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과 경쟁률이 오름세다. 올들어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75.98%로 전년과 비교해 3.37%포인트 증가했고, 입찰 경쟁률도 역시 5.51대 1에서 6.19대 1로 올랐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까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분위기나 특정 이슈에 휩쓸려 실제 가치 이상으로 높은 입찰가를 써낼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입찰 예정인 물건의 인근지역 낙찰 사례부터 수집하고, 수익률을 차분히 분석해보는 등 보다 다각적인 정보 활용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