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이 죄 인가요?” 전문직들도 출산 기피

입력 2013-04-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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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여성 전공의 10명 중 3명은 자녀를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

▲사진=뉴시스

임신 사실을 숨겨야 하는 계약직 여직원의 눈물을 그린 KBS 드라마 ‘직장의 신’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출산과 육아에 따른 부담으로 인해 출산을 기피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임신·출산·육아로 인해 경력이 끊어지는 ‘경력 단절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24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 ‘출산에 따른 여성전공의 수련환경 실태와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결혼한 여성 전공의 10명 중 3명(33%)은 자녀 출산을 원치 않았다.

이들은 수련기간 중 임신을 하게 되면 불규칙한 근무 환경과 당직 등 높은 노동 강도로 본인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수련 중단 및 전체 전공의의 교육 스케줄에 지장이 초래될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90일의 산전후 휴가, 최대 1년의 육아휴직제도 등 모성보호제도는 사실상 상용직 여성 근로자에게 국한돼 있는 등 근로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업에서 대체인력을 구해야 하는 육아휴직의 경우 한국노동연구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육아휴직 이용률은 2002년 16.6%에서 빠르게 증가해 2008년에는 40%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동일 기준 유럽이 80∼90%에 달하고 일본도 89.7%(2007년)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스웨덴은 일-가정 양립 정책의 대표적 선진국으로 워킹맘에게 법적으로 보장되는 지원 수준이 높고 그 역사도 길다. 스웨덴에서는 육아휴직 사용이 매우 흔하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하더라도 해당 근로자의 임금과 커리어에 거의 영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스웨덴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40대 초반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한 후 50대 후반까지 점차 감소해 여성의 경제활동이 출산에 의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음을 알 수 있다. 30대 초반에서 급격히 감소한 뒤 30대 후반부터 다시 상승하는 ‘M자형’의 한국과 큰 대조를 보인다.

‘직장의 신’ 눈물의 계약직 여직원 임신을 접한 네티즌들은 “계약직 여직원이 재계약을 위해 임신 사실도 숨기고 일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슬픕니다.”, “지금 저도 이런 상황인데 임신하면 직장에서 잘릴까봐 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너무 공감이 갑니다.”, “임신이 죄가 아니라 힘이 없으면 죄가 되는 세상이 문제입니다.” 등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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