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표현은 자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위기 속 ‘의지’

입력 2013-04-1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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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몰수와 같은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개성공단 조업 중단 이틀째, 갖가지 전망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공단 폐쇄는 있을 수 없다. 공장 가동 정상화를 끝까지 촉구하겠다”는 것.

이는 지난 9일 123개 개성공단기업 대표들이 모인 전체회의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날 개성공단기업협회는 “20~30년 앞을 내다보고 투자를 결정한 입주기업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근로자 전원 철수와 개성공단 가동 잠정중단 조치를 한 북측은 조속히 개성공단 정상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허허벌판에서 갖은 고생을 하면서 오늘까지 왔는데 결국 북측 근로자들이 출근하지 않은 상황을 맞게 됐다”고 현 상황을 표현했다. 분단국가 한반도의 남북경협 상징인 개성공단에서 4억6000만 달러 규모의 가치를 창출하기까지 애써 온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노력을 도외시 했다는 것.

개성공단은 지난 2004년 본격적으로 가동된 이래 눈에 띄는 성장을 해왔다. 지난 2005년 기준 18개뿐이었던 가동기업 수는 지난해 기준 123개로 늘어났고, 생산액도 1491만 달러에서 4억6950만 달러로 30배 가량 증가했다. 인력도 당시 북측 근로자 6013명, 남측 근로자 507명에서 9년이 흐른 뒤 지금 북측 근로자 5만3448명, 남측 근로자 786명으로 늘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가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남측 근로자 철수 계획에 대해 “그럴 계획 없다”고 단호하게 얘기했던 것도 지난 10년간의 노력과 시간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고 싶지 않은 심경이 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직원 39명을 제외한다면 현재 잔류인원은 공단 내 업체 당 평균 2명 정도로 추산된다. 최소 인력을 남기는 것은 현지 공장을 지키겠다는 의지 뿐만 아니라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 개성공단 내 입주기업 대표는 “공단 폐쇄나 재산 몰수와 같은 부정적인 표현은 앞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며 “개성공단 폐쇄를 원치 않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상화를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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