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6년 하림식품을 설립, 28년동안 닭고기 사업을 해온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쌀을 이용한 파생사업에 나선다. 닭고기를 넘어 식품 가공에 전문성을 가진 종합식품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10일 하림 관계자는 “도시락을 시작으로 쌀을 이용한 파생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떡 등 다양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이 “국내산 쌀의 우수성을 활용해야 한다”며 관련 사업 검토를 지시한뒤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가시화되고 있는 셈이다.
김 회장은 오는 23일 프라자호텔 다이아몬드룹에서 진행되는 기자간담회에서 쌀가공 사업 방향 등을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임원진들에게 이 사업 보안 유지를 명령할 정도로 깊은 관심과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쌀가공 사업을 김 회장이 하림의 차세대 사업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냐며 주목하고 있는 상태다.
이 관계자는 “김 회장이 직접 간담회에 참석해 쌀가공 사업 비전 등을 소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의 쌀가공 사업 첫 모델은 도시락 사업이다. 하림유노타니를 통해 오는 5월 서울 여의도에 도시락 전문점 하이밀 1호점을 열고 쌀가공 사업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하림은 하이밀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도시락 사업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일본에도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김 회장은 올해 1월 하림그룹 최상위 지주사인 제일홀딩스를 통해 일본 유노타니와 각각 50%씩 지분을 투자해 신설 합작법인 하림유노타니를 설립하고 유노타니로부터 선진 쌀 가공 기술을 제공받았다.
또 김 회장은 하림유노타니를 통해 지난달 초 철원군친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과 생산·유통 업무협약을 맺고 2012년산 무농약 오대쌀 20톤과 2013년산 200톤도 이미 확보했다. 일본의 선진 쌀 가공 기술과 국내산 청정 쌀로 승부수를 걸어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평소‘농업이 블루오션’이라는 경영 철학을 주장해왔다”며 “쌀가공 사업은 ‘농업을 통한 원재료 확보와 식품가공 그리고 유통’이라는 3가지 과정 완성에 정점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회장이 M&A에도 적극적인 만큼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