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산적한 원자력정책 현안… ‘원전 안전성’부터 챙겨야 - 김정유 정치경제부 기자

입력 2013-04-0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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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다 싶더니 또 말썽을 일으켰다. 최근 63일간의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하루 만에 발전을 중지한 고리원전 4호기 얘기다. 다행히 원자로에 이상이 없는 외부 주변압기 문제였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올해는 내년 3월 만료되는 한ㆍ미 원자력협정의 개정 협상, 사용후핵연료 처리 공론화,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심사,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 등 굵직굵직한 원자력정책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원자력이기에 정책 하나하나에 쏠리는 관심은 클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원전의 잇단 발전 중지는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불거진 반(反)원전 정서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실제 원전당국도 이를 올해 원자력정책 추진에 있어 잠재적인 불안요인으로 꼽고 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올해는 특히 현안들이 많아 상당한 잡음이 예상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원전이 계속 사고를 일으키면 국민들과의 소통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원자력정책 현안들은 개별마다 모두 소통이 필요한 문제들이다. 특히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공론화,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여부 등은 사회적인 합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2차 국기본에 포함된 원전 건설 계획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와 같이 국내 원전이 잦은 고장을 일으킨다면 자칫 필요치 않은 논쟁으로 국력을 소모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일부 반원전 정서에 기름을 붓는 격이며 잘못하면 ‘제2의 촛불집회’가 벌어질 수도 있다.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원자력이기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원전당국은 원자력정책 추진에 앞서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원전 안정성부터 챙겨야 한다.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국민들과의 소통이며 향후 원자력정책 추진의 동력이 될 것이다. 향후 원전당국이 보여줄 ‘기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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