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3중고에 ‘잔인한 4월’ 예고

입력 2013-04-0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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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을 갓넘긴 농협금융지주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11년에 이어 또 다시 전산망 마비와 저조한 실적속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교체 방침을 밝혀 농협금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발생한 농협금융 자회사 전산망 마비 사태는 농협금융에 뼈아픈 상처를 남겼다.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보의 전산망이 해킹돼 금융회사로서의 신뢰성이 크게 실추됐기 때문이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부터 2주간에 걸쳐 농협금융 자회사에 대해 전면적인 검사를 벌이고 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법규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특히 농협은 2년 전산망 해킹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룬바 있어 농협금융에 대한 검사가 끝나면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이 급감하는 등 경영실적 악화도 농협금융의 또 다른 고민꺼리다. 지난해 농협중앙회의 당기순이익은 농협금융의 실적 부진 탓에 25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7029억원에 비해 63%나 감소한 수치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3월 출범과 함께 연간 1조128억원의 순익 달성을 목표로 내놨지만 연간(3월~12월) 순이익은 4500억원에 그쳤다. 연간으로 환산해도 목표의 절반인 54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농협중앙회에 지불한 명칭사용료 4300억원을 합쳐도 2조32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신한금융, 1조7000억원의 KB금융, 1조원대 후반의 수익을 올린 하나금융과 우리금융과의 격차가 크다.

농협금융는 지난해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간판교체 비용, 대손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 7500억원이 발생했다며 올해는 달라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불안한 글로벌 경제 속에 수익 향상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금융당국의 금융권 경영진 물갈이 움직임도 고민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취임식에서 “정말 통렬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 땅에 올바른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우리의 지혜를 모을 때가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금융권 낙하산 인사에 대한 퇴임 권고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후 MB맨이였던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물론 신동규 회장의 경우 농협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선임된 경우로 MB정부의 낙하산 인사와는 차별성이 있다. 하지만 농협금융의 실적 악화와 전산망 마비 책임 여부가 어떤 결론을 낼지 금융권의 시각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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