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스마트]카톡 플랫폼·가입자 무기로…모바일 콘텐츠 장터 만든다

입력 2013-04-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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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창작물 유료 판매 서비스 정식 출시… 지속적 수익 창출·유통망 확보 노려

‘카톡’으로 모바일 무료 메시지 시장을 제패한 카카오가 ‘카카오페이지’로 또다시 제2의 카톡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카카오는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자신만의 창작물을 유료로 판매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지 서비스를 9일 정식 출시한다.

카카오는 이번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지금까지 무료 메시지 시장에 주력해온 사업구조를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판매와 유통망 확보가 가능한 유료 플랫폼으로 전환,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카톡이 가진 가입자와 자금력을 앞세워 모바일 생태계를 압도하겠다는 게 카카오의 야심찬 청사진이다.

특히 모바일 시장에 선전포고를 한 네이버와 한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페이스북 등 굵직한 경쟁사들도 카카오페이지면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지’ 핵 폭풍일까, 찻잔 속 태풍일까?

카카오가 지금까지 카톡을 통한 무료 서비스로 ‘카카오 플랫폼’의 기반을 닦았다면, 이와 연계한 ‘카카오 게임’은 단기 수익 발생 모델이었다. 또 새롭게 선보이는 카카오페이지는 단기 수익 모델이 아닌 무료 콘텐츠 시장을 유료화해 모바일 유통권력을 단숨에 거머쥐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카카오페이지는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 마케팅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이다.

NHN의 N스토어와 유사하지만, 유형의 제품이 아닌 무형의 콘텐츠인 글, 이미지, 동영상, 음악 등 실제 눈으로 보이지 않는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하는 열린 공간이다.

카카오는 창작자들의 카카오페이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상품 진열과 배치를 쉽게 할 수 있는 웹에디터를 제공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 창작자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려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별도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 같은 편의성 제공은 소규모 영세사업자들의 비용절감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카톡의 가장 큰 장점인 지인을 통한 해당 콘텐츠 추천과 소개 등의 기능은 창작자들의 콘텐츠 판매와 홍보를 자연스럽고 파급력 있는 확산력을 지녔다는 점도 카카오페이지만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게다가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판매하는 모든 콘텐츠는 창작자 스스로 가치를 매기고 판매가를 결정하는 구조로 콘텐츠 자체가 수익이 되는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이유들로 카카오페이지는 양질의 창작물을 지속적으로 생성, 소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의 최강자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 카카오페이지, 지금 무엇을 노리나?

카카오는 지금까지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무료 서비스들에 주력해왔다.

카톡은 수십년간 통신사들이 고수해온 문자와 자사 가입자 간 음성통화 유료 정책을 단시간에 공짜 모드로 바꾸게 만들었다. 소비자들은 통신사의 문자를 사용하는 대신 카톡을 이용해 대화하고, 카카오 보이스톡을 통해 음성통화를 하고 있다.

이런 카톡 열풍은 카카오의 회원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켰고, 국내 3500만 스마트폰 사용자 중 대부분이 카톡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국민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 잡았다. 또 올 상반기 전 세계 카톡 가입자는 1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유통시장 장악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가장 큰 무기도 바로 가입자다. 카톡 가입자를 기반으로 카카오게임과 카카오스토리 등을 연계해 모두 성공을 거두며 보여줬던 카카오 플랫폼은 이미 모바일 콘텐츠 유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역학 구조를 가진다는 것이 입증됐다.

최근엔 카톡과 연동되지 못한 게임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게임순위에서 찾아보기 힘들 만큼 카카오가 이미 모바일 콘텐츠 유통시장 선점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도 카카오 플랫폼의 가능성을 확인한 뒤 본격적인 모바일 유통시장 점령에 나섰다. 카카오가 매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국민들에게 무료 메시지를 제공했던 이유도 바로 이 유통시장 장악을 위한 투자였던 것이다.

이는 네이버가 가장 많은 PC 사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로, PC 사용자의 70~80%는 인터넷 시작 페이지가 네이버로 설정돼 있을 만큼 이미 네이버는 인터넷을 시작하기 위한 하나의 관문이 됐다.

업계는 카카오가 무형 콘텐츠 시장을 장악한 뒤 노하우를 바탕으로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 유통망도 마음 먹기에 따라 갖출 수 있다고 본다. 즉 온라인 시장의 유통 플랫폼 장악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유통시장까지 넘볼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기존 모바일 플랫폼과 모바일 쇼핑업계의 지각변동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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