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T 꼼수요금제 '3G고객은 봉' - 김태헌 미래산업부 기자

입력 2013-04-04 10:49수정 2013-04-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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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꼼수요금제로 또다시 비난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달 22일 SK텔레콤이 자사 가입자간 음성통화를 무료로 제공하는 ‘T끼리 요금제’를 내놓자 3일만인 1일, KT도 ‘모두다 올레’ 요금제로 ‘맞불’ 작전을 폈다.

분명 겉으로 보기엔 SK텔레콤을 견제하기 위한 맞불 이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KT의 ‘꼼수’가 숨어 있다. 바로 전체 KT 가입자의 30% 수준인 LTE 사용자에게만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을 제공할 뿐, 가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000만명에 이르는 3G 가입자는 이 요금제에 가입할 수 조차 없게 했기 때문이다.

3G망을 사용하는 KT 고객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KT고객은 트위터에 “이런 차별이 있을수 있느냐"며 불만의 글들을 쏟아냈다. 소비자만 착각하고 있었던 게 아니다.

실제 KT 홍보실무자조차 KT가 3G망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할 정도다.

고객들이 상대적 피해를 호소하며 불만을 쏟아내자 KT측은 “5월부터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전산망 정비 등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KT의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KT는 이미 LG유플러스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인 뒤 몇 시간만에 유사 요금제를 출시했고, 지난달 22일 시행에 들어간 SK텔레콤의 자사 가입자간 무료통화 역시 몇일 사이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KT의 주장대로 전산망의 문제였다면 경쟁사가 내놓은 요금제를 순식간에 따라갈 수 없었을 것이다.

KT는 이동통신 만년 2등 사업자를 벗어나기 위해서 이제는 뒤를 따라가는 서비스가 아닌 앞선, 친고객지향적인 상품을 내놔야 한다. 문제가 된 ‘모두다 올레 요금제’라는 이름대신 ‘LTE만 올레’라고 요금제 이름부터 정확하게 바꿔야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수 있을 것이다. 꼼수요금제를 눈치못챌 정도로 고객들은 어리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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