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자국산 석유 수출 금지해와…생산 늘면서 찬반론자 논쟁 치열
미국 에너지산업이 수년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석유 수출이라는 이슈로 뜨거운 논쟁에 빠졌다.
미국내 석유생산이 늘면서 진지하게 수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과 유가 인상·에너지안보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의회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자국 내 석유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원유 수출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에너지업계에서는 미국에서 시추하는 원유를 모두 보유하고 있을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코노코필립스의 라이언 랜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서로 연결되고 의존적인 세계에 살고 있으며 여기에는 자유 무역이 필수적”이라며 “석유 수출도 마땅히 여기에 포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저유황유가 점점 더 많이 나오는데 반해 이를 처리할 정유시설은 부족하다는 사실을 수출 당위성 이유로 들었다. 미국 정유시설 대부분은 남미와 다른 지역에서 수입한 고유황유를 처리하기 위한 것이다.
마빈 오덤 로열더치셸 미국 법인 대표는 지난달 WSJ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서유럽이나 멕시코 등 미국산 원유를 정제하기 쉬운 지역에 대한 수출을 허용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 컨설팅업체 터너메이슨앤컴퍼니는 미국의 저유황유 생산이 오는 2020년에 하루 900만 배럴로 2011년의 460만 배럴보다 두 배 가까이 늘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저유황유 정제 처리 규모는 현재의 770만 배럴에서 800만 배럴로 소폭 확대에 그칠 전망이다.
석유 수출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여전히 크다.
미국 하원 에너지위원회 산하 에너지·상업 소위원회는 이번 봄에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 관련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그러나 에드 마키와 러쉬 홀트 등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이 지난달 미국에만 원유를 팔겠다고 약속한 기업에만 연방정부 소속 토지 석유 시추권을 주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을 정도로 정치권의 거부감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마키 의원은 “미국산 원유는 우리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쓰여야지 단지 석유기업의 이익을 위해 유럽이나 아시아로 팔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