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온라인 게임과 사운드 - 권태완 엠게임 팀장

입력 2013-03-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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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완 엠게임 팀장
게임 영역에서 요즘처럼 사운드의 감동이 새롭게 조명되는 때도 없었다. 캐릭터 간 전투 상황에서 멋진 아이템을 얻었을 때, 고생 끝에 이룬 레벨 상승의 쾌감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사운드와 더해져 재미와 성취감까지 느끼게 해준다.

게임이든 가요든 종류는 다양하지만 음악이라는 것 자체는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가요는 음악과 가사로 사람의 마음을 동요시킨다면 게임음악은 소리만으로 사람을 움직이게 만든다. 소리만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 재미를 준 최고의 게임 음악으로는 테트리스 메인 음악을 꼽고 싶다. 테트리스 만큼은 멜로디 자체가 잊혀지지 않는다. 사운드를 듣는 것 만으로도 게임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음악을 접한 지 23년. 게임음악 업무를 담당한 지 11년이 됐다. 독학으로 컴퓨터 음악을

익히며 공부했던 것이 계기가 돼 게임음악 분야에 뛰어들게 됐다. 엠게임에 입사해 사운드 검수 외주를 담당하다가 직접 BGM과 효과음을 작업하게 됐다. 사운드 제작을 하면서 재미도 있지만 어려운 점이 있다면 바로 시간과의 싸움이다. 게임 기획 단계부터 사운드를 만들어야 하는데 게임 포털은 게임 수에 비해 사운드 작업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또 대부분 사운드 개발작업은 서비스 준비 마지막 단계에 이뤄지고, 전문 지식이 없는 다른 파트의 개발 담당자들이 잘못 적용하면 완성도가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은 안타깝기만 하다.

지금까지 나온 게임음악은 뻔하다. 장르와 분위기에 맞춰 가는 형식적인 음악 위주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멜로디 중심의 BGM을 줄이고 불규칙적이지만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소리를 통해 실제로 듣는 듯한 사운드로 BGM역할을 대신할 뻔하지 않은 게임 음악을 작업해 보고 싶다.

대중적이지 않은 길, 온라인 게임 사운드 개발자의 길을 걷고 싶은 후배들이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게임음악을 하려면 가요보다는 영화음악을 많이 듣고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소리를 주의 깊게 관찰해 듣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이 메시지를 기억하자. 물컵에 물이 반 컵이 있다는 가정하에 어떤 사람은 이것을 보고 '물이 반 컵뿐이 없잖아!'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와! 물이 반 컵이나 있네?'라는 사람이 있다. 살아가다 보면 모든 일이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만족스러움을 느낀다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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