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파워 엘리트 50인]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과학ㆍICT 융합으로 새 일자리 창출"

입력 2013-03-2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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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원장 지낸 정보통신 전문가

박근혜 정부의 내각을 이끌어갈 파워 엘리트 중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게 쏠리는 관심은 지대하다. 새 정부의 핵심 국정 키워드인 ‘창조경제’를 실현시킬 ‘실세 중의 실세’이기 때문이다. 김종훈 전 후보자의 사퇴로 가장 늦게 내각 명단에 이름을 올린 만큼 더욱 그렇다.

최 후보자는 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분야를 모두 섭렵한 전문가로 통한다.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였지만 미래부의 주요 과제인 과학기술·ICT의 융합을 구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중론이다. 중소기업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기술이전화 사업에도 앞장서 새 정부의 정책 코드와 잘 들어맞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통신’ 분야에만 전문성이 지나치게 치우쳐 있어 산업 현장이나 방송 관련 업무 경험이 적다는 점은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ICT·과학기술 통섭형 전문가·기술사업화에도 관심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IT코리아 강국의 신화를 일궈낸 산실로 통한다. 그는 1978년 이곳 책임연구원으로 입사해 20년 넘게 몸담으며 통신시스템연구단장, 광대역 통신연구부장, 초고속 정보통신부장, 인터넷 기술연구부장을 지냈다. 2006년부터 3년간 ETRI 제5대 원장을 역임했다. 특유의 뚝심과 추진력으로 중장기 통신망 계획을 수립하고 통신시스템 개발을 주도해왔다는 평이다.

특히 ETRI 재직 시절 ICT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전전자교환기(TDX) 개발을 총괄해 세계에서 9번째로 이동통신 시스템의 국산화를 이뤄내는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뒀다. TDX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와 와이브로(WiBro·휴대인터넷) 기술의 기초가 되는 기술이다. 때문에 IT업계와 학계는 그를 우리나라 정보통신의 역사를 새롭게 쓴 주역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설지만 연구소와 이공계 대학 강단에서는 유명인사다. 명성에 걸맞게 이력도 화려하다. 경복고와 서울대 공대 응용수학과를 졸업한 최 후보자는 KAIST 산업공학과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ERI 재직 시절인 1994년부터 2년 동안 세계 민간 표준화 기관인 ATM 코리아 인터레스트 그룹의 초대 의장을 역임했다.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 경영학부 교수를 지내며 ICT뿐 아니라 벤처 분야 연구에도 몰두했다. 국가 그리드(전력망) 연구자 간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그리드 포럼 코리아를 창설한 것도 이때다.

연구성과도 뛰어나 과학기술처장관표창, 한국일보 ‘존경받는 대한민국CEO대상’ 정보통신서비스부문(2008), 과학기술훈장 혁신장(2009) 등을 받았다.

이 같은 까닭에 ICT와 과학기술계는 미래부 장관으로서의 그의 능력에 합격점을 주고 있다. ‘기술융합과 실용화’의 전문가라고 평하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ICT분야 학자의 수준을 넘어 실무와 행정관리 능력까지 겸비한 점을 높이 사며 후한 점수를 주기도 한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의 핵심 기능인 ICT 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을 실현하는 데 있어 적임자라는 평을 얻고 있다. ‘중소기업 대통령’을 표방해온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부합되는 인물로도 평가된다. 그가 ETRI 원장 재임 시절부터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중소기업에 연구자들을 파견해 기술사업화를 지원하는 ‘중소기업 현장 인력파견제’를 최초로 실시했으며 ETRI 내 중소기업 인큐베이션 기능을 하는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를 유치하는 등 중소기업 기술 이전에도 힘썼다. 200억원을 출연해 지주회사 ETRI 홀딩스를 설립, 연구소 기업을 기반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ETRI 관계자는 “평소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면 책임져야 한다는 마인드를 강조해 보직자들은 대부분 기술 매니지먼트 대학원을 다닐 정도였다”고 전했다.

◇소통 중시 혁신 리더…업무는 돌직구로 = 최 후보자는 “박 대통령과는 개인적 인연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는 박 대통령의 핵심 ICT 인맥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2010년 말 박 대통령의 대선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의 초대 발기인으로 참여하며 박근혜 정책사단에 합류했다. 대선 당시엔 ‘과학기술인 1500명 박근혜 지지선언’에 이름을 올렸으며 캠프 내 ‘방송통신추진단’ 멤버로도 활동했다. 인수위 시절에도 ICT 관련 정책을 조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198㎝ 장신의 최 후보자는 소탈하고 호탕한 성품에 젊은이들과도 격의 없이 소통해 KAIST 내에서 인기가 좋았다는 후문이다. ETRI 원장 시절엔 젊은 연구원이 뽑은 ‘베스트 원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평소 온화하지만 업무에 있어서는 선이 굵은 스타일이다. 한 번 세운 목표는 끝까지 밀어붙이는 돌진형 리더라는 평이 많은 까닭이다. 반면 인사는 학벌이나 내부 인맥을 가리지 않고 두루 중용하는 편이다. 상명하복의 관료 스타일과도 거리가 멀어 새 정부의 산업과 기술의 융합·혁신을 주도하고 조직통합 등 신설부처의 초기 과제를 무난히 극복할 수 있으리란 기대도 높다.

최 후보자는 미래부의 최우선 과제로 과학기술과 ICT의 고도화를 지목했다.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 국가경제를 지속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융합’은 우선 ICT를 중심으로 콘텐츠·문화예술·인문사회과학과의 융합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또 내정 소감을 통해 “모든 사람이 개방형 마인드를 갖고 상호협력해 혁신을 이루는 한편, 기업가정신에 충실해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과학기술계 일부에서는 ICT분야 경력이 대부분이라 기초과학이나 소프트웨어쪽에 소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연구 현장은 속속들이 꿰고 있지만 산업 현장 경험이 적고 미래부의 핵심 업무 중 하나인 방송 정책에는 문외한이라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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