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폭풍 맞은 카페베네… 인력 10% 감축
동방성장위원회의 외식업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에 따른 해당 기업들의 인력 감축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카페베네는 신규 사업 진출이 어렵자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SPC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주르 역시 더이상의 신규출점이 어려워지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외식업 브랜드 비비고와 빕스는 음식점업 적합업종 규제가 적용되면 사실상 신규출점은 어려워지게 된다. 고용창출은 커녕 사람을 줄여야 할 상황이란 말이 솔솔 들려온다.
카페베네는 21일 본사 직원을 매장 근무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력의 10%가 감축됐다고 밝혔다. 카페베네는 이달 초 본사에서 신규 개점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100여명은 매장으로 발령냈다. 이 중 매장 근무를 원치 않는 70여명은 퇴직금과 위로금을 받고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새 가맹점을 유치하는 영업과 창업교육, 매장 인테리어 등 신규 개시 관련 업무를 맡았던 직원들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중기적합업종 지정으로 블랙스미스(레스토랑)나 마인츠돔(베이커리) 출점이 어려워진 만큼 기존 인력을 그대로 가져갈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베네가 운영하던 드러그스토어 ‘디셈버24’ 역시 출범 5개월 만에 철수하는 등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인원 감축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중기적합업종 선정에 따라 CJ그룹의 비비고나 빕스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매장 확장이 어렵게 된 현재 상황에서 신규 출점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이동시키거나 감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CJ가 인력 감축 대신 발령을 택하더라도 직원들의 원치 않는 부서 이동에 따른 퇴사도 줄을 이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동반위는 지난 2월 음식점업을 서비스업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하고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연매출 200억원, 상시근로자 200명 이상의 대기업은 신규 사업 진입·확장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규제 대상만 대기업·중견기업 음식업 프랜차이즈 33곳이다.
중기적합업종 선정에 따른 구조조정이라는 부작용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정재남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장은 지난 21일에 열린 한 언론사 동반성장포럼에서 “프랜차이즈가 고용을 증가시키는 순기능은 가려진 채 부정적인 시각만 거세진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인력감축만이 아니라 신규채용에도 당장 제동이 걸렸다. 2008년 커피전문점 업체로 출발한 카페베네는 5년 만에 800호 점을 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지난해에는 첫 공채 사원도 뽑았다. 하지만 올해는 신규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계열 외식업체인 CJ푸드빌과 아워홈, 이랜드 등도 올해 신규 채용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