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9억 적자에도 용산개발에만 1510억원 투자
롯데관광개발은 용산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조직된 프로젝트금융회사(PFV)인 드림허브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며 지분 15.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1대 주주는 지분 25%를 지닌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다.
롯데관광개발과 함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곳은 삼성SDS(3%), KT&G(1.5%), 미래에셋자산운용(4.9%), CJ(1%), 호텔신라(0.95%) 등이다.
사업비만 30조원이 투입된 용산개발사업은 ‘세계 최대의 사업공간, 최고의 문화공간, 수변공간’을 목표로 야심차게 추진됐다. 그러나 대한토지신탁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지 못해 결국 부도라는 파국을 맞이했다.
이에 최대 주주인 코레일은 물론 롯데관광개발은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특히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은 회사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질타를 받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이 용산개발에 쏟아부은 자금은 1510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 311억원, 순이익 4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용산개발 투자는 무리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주변의 우려에도 김 회장은 가족들과 함께 50%가 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사업을 밀어붙였다. 현재 롯데관광개발 주식은 김 회장 38.66%, 아내 신정희씨(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여동생) 8.53%, 자녀 김한성씨 3.89%, 한준씨 1.76% 등 총 52.84%를 김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롯데관광개발은 수입(전자공시 기준) 상당부분이 여행수입(67.89%), 수수료 수입(21.27%)으로 주를 이룰 만큼 용산개발과 같은 프로젝트와 거리가 멀다. 앞서 김 회장은 포천관광레저 개발프로젝트, 개성관광사업 진출 등을 추진하다 고배를 마신 경험도 있다.
이번 일로 롯데관광개발의 주가도 하한가를 기록하며 리스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용산개발 부도 선언 이후 내림세를 걷던 롯데관광개발 주가는 상장 이후 최저가인 8000원 선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A은행 관계자는 “용산개발에 참여하는 김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무리한 부분이 있다는 주변의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용산사업 대책 회의가 있다고 하는데 주민들의 피해 없이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