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이래 최대 프로젝트였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지자 관련주가 맥없이 쓰러졌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용산개발 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의 2대 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은 가격제한폭까지 밀려난 9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말 1만1000원 후반대에서 거래되던 롯데관광개발은 이달들어 20%나 급락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용산개발에 자본금의 수백배에 달하는 투자금을 쏟아부었다. 용산개발이 파산절차에 들어가면 존립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건설사들 가운데 출자금이 가장 큰 삼성물산(640억원, 지분 6.4%) 역시 전거래일대비 800원(1.22%) 하락한 6만4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현대산업(-2.48%), 우리금융(-1.95%), 삼성생명(-1.43%), CJ(-0.34%), 호텔신라(-0.76%) 등도 약세를 보였다. GS건설(0.56%)과 태영건설(1.37%)은 장 내내 강보합권 등락을 거듭하다 상승세로 마감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3가 51만5000㎡의 부지에 사업비 31조원을 투입해 업무·상업·주거 시설 등을 조성하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 프로젝트로 통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가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면서 자금난에 빠졌다.
코레일은 자금 추가 조달을 위해 삼성물산을 비롯한 프로젝트파 이낸스(PF) 보증을 요구했고 삼성물산은 2010년 9월 대표주관사 지위를 반납하고 발을 뺐다. 삼성물산 지분을 넘겨받은 롯데관광개발은 코레일과 서로의 이득 보전을 위해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상황은 예상대로였다. 결국 이날 드림허브는 자산담보 부기업어음(ABCP) 2000억원에 대한 선이자 59억원을 내지 못해 이날 용산개발 사업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출만기일과 실질만기일 차이가 있다며 아직은 부도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아직 절망하긴 이르다는 얘기다.
이화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은 드림허브1차, 2차, 3차의 대출 만기일”이라며 “즉 실질만기일까지(3개월 가량 차이)는 ABS와 ABCP의 부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드림허브ABCP 투자자는 이미 발행시점에서 선이자를 선취했고 만기일(6월 12일)이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금상환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출자금이 커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삼성물산은 악재가 선반영됐다며 향후 주가급락은 제한적일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용산 관련 악재는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당장 디폴트가 나지 않는 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