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우먼파워]우생순… 골프도 피겨도 남자 보란듯 먼저 정상에

입력 2013-03-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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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ㆍ김연아 등 불모지서 값진 우승…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전. 선수층이 얇아 은퇴한 ‘주부선수’까지 동원됐다. 특유의 ‘악바리 근성’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세계 최강 덴마크와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19차례의 동점과 두 차례의 연장전을 펼친 후 승부 던지기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다. 아쉽게 우승은 덴마크에게 돌아갔지만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며 국민들에게 감동의 눈물을 선물했다.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우생순(우리 생에 최고의 순간)’, 박세리의 맨발 투혼, 이상화의 세계 신기록 달성, 김연아의 한국 피겨 사상 첫 금메달, 세계를 들어올린 장미란, 한국리듬 체조의 새역사 손연재….

한국 여자선수들이 현재까지 세계 무대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나열하기조차 힘들다.

대한민국 스포츠계는 ‘여성파워’가 거세다. 세계 정상급 수준의 실력을 갖춘 스타급 선수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종목도 다양화됐다. 불모지로 여겨지던 펜싱, 배구, 사격 등은 물론 먼 나라 스포츠로 생각했던 리듬체조, 암벽등반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2년도 여성들의 저력이 빛났다. 런던올림픽에서는 태극낭자들이 맹활약을 펼쳤고,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여성선수들이 돋보였다. 대한민국은 ‘여성 스포츠스타 전성시대’를 맞았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따낸 메달은 13개다. 이중 여자선수들이 따낸 금메달은 펜싱과 사격, 양궁, 태권도 등에서 나온 5개다. 런던올림픽에서 연이어 들려오는 낭자군의 낭보는 스포츠계는 물론 우리사회 전 분야에서 거세진 여성 파워를 대변했다.

올림픽에서의 여성 파워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여자선수들이 따낸 메달은 11개,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10개 이상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뿐이 아니다. 한국골프는 박세리를 필두로 신지애, 최나연, 유소연 등 최강의 라인업으로 이미 세계 정상이 됐고,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피겨스케이팅, 리듬체조 종목에서도 독보적인 선수들이 탄생하고 있다.

특히 차유람(당구), 김자인(클라이밍), 김지연(펜싱) 등 미녀 스포츠 선수들의 꾸준한 등장으로 연예인 못지않은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일이다. 김연아, 손연재 등 이미 알려진 선수 외에도 탁구선수 서효원, 핸드볼 김온아, 배구 황연주 등이 차세대 미녀 스포츠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직에서의 선수를 넘어서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해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사는 여성 스포츠 스타도 눈에 띈다. 한국 탁구의 살아있는 전설 현정화는 한국마사회에서 감독직을 맡다 스포츠 행정가로 한발짝 나아가고자 현재 미국에서 공부 중이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한국 태권도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김미정은 선수 생활을 마친 뒤 99년부터 용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선수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김 교수는 “한국 유도선수들이 올림픽이나 국제대회에서 정상에 오르고 싶어하는 열망이 다른나라 선수들보다 훨씬 강한 것 같다. 이는 곧 연습량과 집중도로 연결돼 좋은 성적을 올린다”며 “이는 유도 종목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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