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이 사람을 뽑아라 - 김광일 부국장겸 미래산업부장

입력 2013-03-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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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이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3가지가 필요하다. 통상 전문성을 떠올리지만, 실제론 조직과 사람장악력이 으뜸이다. 교수나 공기관 단체장출신 장관들이 노련한 공무원들에 휘둘려 '앉은뱅이 장관'으로 허송세월한 예를 우리는 너무나 많이 봐왔다. 특히 박근혜 정부 미래 성장동력과 먹거리, 일자리 창출의 주연으로 떠오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곁에는 커진 덩치만큼이나 그러한 공무원들은 더 많을 것이다.

2,30년 공직생활을 해온 능숙한 그들이 쳐놓은 복잡한 이해관계의 그물속에서 누가 SK텔레콤 장학생인지, KT 장학생인지, 또 누가 CJ 후견인인지를 구분해내고, 그네들의 교묘한 이해관계를 간파해내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장관들이 외치는 개혁과 혁신, 창조의 본질은 사실 얼마나 부하직원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통신, 방송분야 기득권 대기업들과 이들 공무원들의 냄새나는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수십년 이어져 온 그들만의 리그에서 헤엄쳐 나올수 있느냐 하는 문제에서 출발한다.

두번째는 정무적 능력이다. 새로운 정책을 근거하는 법, 제도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장관의 열정은 늘 의지에만 그친다. 제도를 빠르게 세워 나가는 정무적 능력은 다름아닌 장관 추진력의 실체다. ICT산업과 과학분야에서 무엇을 먼저 키워야 하는지, 그 우선순위를 찾아낼 줄 아는 전문성이 그 다음일 것이다.

ICT산업계 관련 단체장과 오피니언리더급 CEO들의 의견을 토대로 김종훈 후보자의 사퇴로 혼란에 빠진 미래부장관 후임자 1순위로 변대규 휴맥스 사장을 제안한다.

일을 제대로 할수 있느냐, 3가지 요건을 충족시킬 만큼의 장관급 내공을 갖추고 있느냐 하는 문제에만 초점을 맞췄다.

토종 CEO중 변대규 사장만큼 ICT전문성을 갖춘 사람도 없다. 나머지 두가지 요건은 창업 25년째, 글로벌비즈니스로 연매출 1조원대가 넘는 휴맥스의 히스토리만으로도 충분히 채워질수 있을 것이다

2위로 스티브김 꿈희망미래재단 이사장을 추천한다. 미국에서 통신부품 벤처기업을 창업, 기업매각을 통해 1조원을 거머쥔 후 귀국해 자선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스토리 역시 자격을 충족하고도 남는다.

이외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3위, 윤창번 전 하나로통신 대표, 이병기 서울대 교수, 정홍식 전정통부 차관 등을 4~6위로 제안한다.

반면 박 대통령은 일하는 능력못지 않게 청문회나 여론의 검증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두루두루 큰 무리없는 스타일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

방통위 상임위원을 지낸 이병기 교수가 현재 1순위로 꼽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난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선호도 측면에서는 황창규, 윤창번 역시 2,3위 정도에 오를수 있다.

벤처기업 CEO의 경우 공직에 나가기가 쉽지 않다. 회사가 불가피하게 위축되거나 어려움을 겪을수 있기 때문이다. 변 사장이나 스티브김 역시 오랫동안 사업을 해온 탓에 돈과 관련한 논란들이 불가피하게 있을 수 밖에 없고, 상황에 따라서는 혹독한 결과를 맞을수도 있다. 반면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3가지 요건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전문경영인출신 2인방 황창규, 윤창번 등은 후보지정시 무난히 통과의례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교수출신 후보는 '제대로 일할수 있는 능력' 측면에서 부정적 시각이 많지만, 현정권 입장에선 무난한 카드임에 틀림없다. 김종훈 전 후보자의 경우 미국식 사고방식탓에 예상되는 시행착오를 감안, 청와대 특보로 공공부분 경험을 쌓은 후 대통령 임기 중반기쯤 장관직을 수행했더라면 가장 좋은 수순이었을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어수선한 현재의 상황을 끝내고 미래 성장엔진을 통한 업그레이드 코리아를 선도해야 한다. 미래부사태와 관련해 MB정부 오해석 청와대 IT특보의 당시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사실 나중에는 방통위 국,실장들과 뭔가 정책적 협의를 하기 힘든 상황이었어요. 거의 다 SK텔레콤 아님 KT쪽 입장을 대변한다고 보면 돼요. 방통위 방침? 대기업이 먼저알고 로비하죠"

박 대통령이 어떤 미래부 장관 낙점을 통해 경제민주화와 미래 성장엔진 창조, 그 두마리 토끼를 찾을수 있을지 재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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