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취임 8일만에 대국민 담화 발표 왜?

입력 2013-03-0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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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국민 여론전 나서 야당 압박…방송기능 미래부 이관 불가피성 설명할 듯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지연에 따른 새정부 출범 차질과 관련해 4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로 했다. 취임 8일만의 첫 대국민 담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 후 3개월 후인 2008년 5월 22일 ‘쇠고기 파동’과 관련해 첫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꽤 이른 편이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라는 카드를 전격 꺼내든 것은 대국민 여론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지연에 정면돌파 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직접 대국민 여론전에 나서는 초강수로 야당을 직접 압박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새 정부가 출범 일주일을 넘겼지만 개편안을 놓고 여야 갈등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앞서 박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에 제안한 3일 회동도 민주통합당의 거부로 무산됐다. 여야간 협상이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임시국회가 끝나는 오는 5일까지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새 정부 국정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취임 8일째에 내놓는 대국민 담화에는 북핵 위기와 경기침체의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 사실상 ‘식물정부’ 로 운영되는 파행이 빚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담화문 내용과 관련해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국정차질에 대한 사과와 국정운영에 중요한 기조에 대해 국민 여러분들께 소상히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회에서 표류 중인 정부조직개편안의 핵심 쟁점이 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진흥기능 이관의 취지를 국민에게 설명하며 대국민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미래 일자리와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미래부로의 방송진흥기능이 이관돼야 한다는 자신의 소신을 적극 피력하며 개편안 처리의 불가피성을 국민에게 직접 호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누리당은 방송통신 융합을 통한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육성이 미래부의 핵심 업무인 만큼 이관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통합당은 방송의 공공성·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이날 열린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정부조직법 개정안 가운데 미래부 신설에 관한 내용을 제외한 다른 부분만이라도 우선 처리하자’고 역(逆)제안했지만 사실상 박 대통령이 거부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이번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조직법 처리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원인을 국정운영에 비협조적인 야당의 태도로 돌리며 직접 압박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 수석은 야당의 청와대 회동 거부와 관련해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의 책임은 국민의 소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언제든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야당의 협조 없이 직접 대국민 여론전에 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향후 청와대와 야당간 적잖은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통합당은 당장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에 대해 발표하기로 한 것에 대해 “부적절한 행위”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3일 국회 브리핑에서 “회동을 일방통보하는 등 야당과 국회를 무시하는 청와대의 연쇄적인 압박은 민주 정치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국회와 야당을 존중하는 정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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