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가 규약개정에 불응하면 법적지위를 박탈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전교조는 시정명령을 거부하는 기존의 방침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지난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해직 교원에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는 노조규약이 관련법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전교조는 이 같은 시정명령에 불복, 전교조는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고용부는 이번에 또다시 규약을 개정하지 않을 경우 노조의 법적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또 이번 시정명령은 2010년부터 해오던 행정 조치의 일환으로 정치적·정무적 판단은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고용부가 실력행사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법적지위가 박탈되면 지난 1999년 합법 노조로 인정받은지 14년 만에 다시 ‘법외 노조’가 된다. 법외노조가 되면 단체협약체결권, 노조 전임자 파견권 등이 박탈되며 교원단체 자격으로 지원받는 사무실 임대료 등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전교조는 시정명령을 거부한다는 기존 방침을 그대로 고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3일 대전시 유성구 레전드호텔에서 ‘제65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대의원 대회에서 (해임 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면 안 된다는) 정부의 규약 시정 명령은 노조의 자주성 침해”라며 규약 개정 요구를 거부하기로 했다. 이날 전교조는 시정명령 대응투쟁 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전교조는 시정명령을 전교조에 대한 탄압으로 규정하고 법외노조인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와 공동투쟁을 벌여나가는 등 현행 교원노조법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검찰이 전교조 교사 4명을 이적단체 구성 혐의로 기소한 데 이은 정권말 ‘전교조 죽이기’라며 조합원 총의를 모아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