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건설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새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덕분이다. 하지만 최근 중견건설사들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며 고꾸라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중 금호산업이 157.23%, 동양건설 71.05%, 진흥기업 5.09%, 벽산건설 54.57%, 삼호 24.22% 등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위에서 정부에 부동산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요구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하지만 2월달에 들어서며 1월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이달들어 동양건설은 46.67% 주가가 하락했고 금호산업은 36.75% 내렸으며 진흥기업(-10.57%), 벽산건설(-10.43%), 삼호(-4.5%) 등도 동반 급락 했다.
이 기간 같은 건설주지만 대형사인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은 낙폭이 1%를 밑돌거나 소폭 상승한 경우도 있어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중소형 건설사에서 쏟아지는 각종 악재들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화선이 된 것은 한일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다. 한일건설은 지난해 3000억원에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된 상태였다.
또한 최근 공시에서 쌍용건설은 완전자본잠식상태임을 밝혔고 금호산업도 지난 14일 자본잠식률이 94%에 달한다고 공시했다. 여기에 한일건설의 법정관리 소식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이 일제히 건설주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게다가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상당수 중소형 건설사들도 자본잠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소형 건설주들은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본 잠식 상태를 빨리 털어내지 못할 경우 주가 하락 에 그치지 않고 건설주들의 증시퇴출 도미노 현상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범양건영, 남광토건, 벽산건설 등 법정관리 건설사들은 지난 해 3분기 말 현재 자본잠식 상태이고 쌍용건설, 한일건설 등은 자기자본을 다 까먹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쌍용과 한일의 경우 다음달 말까지 이를 벗어나지 못하면 증시에서 퇴출된다.
현행 제도상 코스닥 등록 기업의 경우 자본전액잠식이면 즉시 퇴출되며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인 일부 잠식은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된다.
이에 증권사들도 건설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업체의 실적부진과 중견업체 신용증가 위험 증가가 마무리 되지 않아 건설업종에 대해 단기 비중 축소를 권고한다”면서 “시장에서 기대했던 국내 아파트 시황은 매매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거래 부진으로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