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구원-재정법학회, 관련 세미나 공동 개최
한국조세연구원이 국가재정의 건전성을 위해 강제성을 갖는 재정준칙의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재정적자가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한도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해서 선심공약 등이 재정건전성을 훼손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연구원은 오는 19일 열리는 ‘국가부채와 재정준칙’ 세미나에 하루 앞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우리 정부는 2010년 일시적 재정준칙을 도입한 바 있지만 중장기적인 재정준칙은 도입되지 않고 있어 학계를 중심으로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발표자인 홍승현 조세연구원 재정지출분석센터장은 “향후 한국 재정에서 가장 큰 위험요소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연금 등 복지지출 증가”라며 “복지지출 증가에 대응해 재정규율 유지를 위한 재정준칙 도입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식과 관련해 홍 센터장은 “최근의 추세를 반영해 경기변동에 대한 유연성이나 준칙 운용에 대한 강제성을 모두 갖춘 새로운 방식의 준칙이 도입돼야 한다”며 “목표 총량의 저량(stock) 지표와 유량(flow)지표를 동시에 제어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재정준칙이 실효성 있는 규율로 작동하려면 유연한 정책대응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법률 등으로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준칙준수의 판단, 예외조항의 적용 여부 판단 등은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독립적 기관에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문식 한양대 로스쿨 교수도 발표문을 통해 독일의 개정헌법이 2009년 국가채무의 헌법통제 시스템을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도 헌법 차원에서 조항을 제정하거나 법 개정 논의에 반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강제성 있는 재정준칙을 도입하자는 의견을 뒷받침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도 “선제적으로 국가채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지속가능한 재정상황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채무의 총량적 규율에 관한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향후 투명성을 바탕으로 채무총량규제의 타당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세연구원은 한국재정법학회와 공동으로 오는 19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에는 조원동 조세연구원장, 이석준 재정부 예산실장, 정해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옥동석 한국재정법학회장,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등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