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에너지 셰일가스]"셰일가스 선점한 미국 제조업 회복 전망"

입력 2013-02-1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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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지하 2000m 이상이 되는 암석 층에 매장된 셰일가스 개발에 이어 같은 셰일층 주변에 있는 석유 성분인 타이트 오일의 개발이 북미 지역에서 활발해지면서 이 지역의 석유·가스 생산이 확대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2년 세계 에너지 전망’을 통해 2017년에는 미국이 세계 최대의 석유와 가스 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영국계 글로벌 메이저 석유회사인 BP는 2013년에 미국이 최대 석유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셰일혁명으로 인해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은 2005년에 100만BTU 당 15 달러 정도였던 것이 최근에는 3 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북해산 브랜트유를 항상 앞섰던 서부텍서스산 중질유(WTI)는 지난 14일 기준 현재 배럴당 97 달러 전후로 배럴 당 117 달러에 달하는 브랜트유 보다 20 달러나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의 가스 수입가격은 미국 가스 시장 가격의 6배에 가까울 정도로 비싼 실정이다. 셰일가스는 북미 이외에 중남미·중국·아프리카·중동·유럽·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 매장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일단 셰일혁명의 혜택은 개발과 생산이 확대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에 집중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셰일혁명이 우선 미국 중심으로 파급된 결과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의 글로벌 입지 환경 측면에서 미국이 유리해지는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셰일가스에서 추출되는 에탄을 활용하는 미국의 석유화학 산업은 석유에서 나프타를 생산하는 동아시아의 석유화학에 비해 훨씬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다우 케미컬 등의 미국계 다국적 석유회사들이 앞 다투어 미국 셰일가스 생산지에서 대형 석유화학 플랜트를 건설 중이다.

이들 석유화학공장이 가동되면 2017년 전후에는 미국산 석유화학제품이 동아시아로 수출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기초원료와 에너지 코스트 절감으로 각종 플라스틱, 합성섬유, 농업, 철강 및 금속 등에서도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의 에너지 수입 감소와 함께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단 이러한 달러화 강세가 미국의 자동차 산업 등 비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의 공동화를 촉진할 가능성은 있다.

이와 같이 지역적 편차를 가지면서 진행되고 있는 셰일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중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에너지 시장구조의 변화에 맞게 천연가스의 도입 단가 인하에 주력해야 한다. 미국 셰일가스를 현지 시장가격으로 조달하는 비중을 높이고 이것을 중동·아시아·호주 등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가스 거래 가격 교섭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주력할 필요가 있다. 석탄·가스·원자력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복합적으로 강화하면서 에너지 안보확보와 함께 부품·소재 분야를 포함한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할 수 있도록 에너지 가격의 안정화에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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