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은 왜 상장폐지를 택했을까?

입력 2013-02-0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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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카운티의 델 건물 전경. AP연합뉴스

세계 3위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이 상장폐지를 결정한 이유는 주주들의 간섭에서 벗어나 ‘독립경영’에 나서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델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은 전일 회사 주식 전량을 인수해 비상장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델 CEO는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와 손잡고 차입매수(LBO) 방식을 통해 금융권에서 150억 달러를 빌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억 달러를 지원해 약 240억 달러(약 26조6000억원)에 회사를 인수했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데일리티커는 델 CEO가 170억 달러라는 막대한 빚을 짊어지고 상장폐지를 택한 것은 주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중장기적인 경영에 매진하기 위해서라고 평가했다.

델은 현재 ‘PC 제조업체’에서 ‘클라우드와 보안 솔루션업체’로의 전환을 위한 5년 계획을 중간 정도 진행한 상태다.

델은 이를 통해 ‘미니 IBM’ 또는 ‘미니 휴렛팩커드(HP)’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데일리티커는 전했다.

문제는 이같은 전략에 대해 시장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올바른 방향이지만 경영진은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외부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꼈다.

주주들의 압력에서 벗어나 기존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상장폐지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델이 인수자금 240억 달러 중 대출받은 170억 달러를 제외하면 70억 달러 규모의 자기자본을 확보하게 된다.

데일리티커는 실버레이크와 델 CEO가 자신들의 투자한 지분 만큼 막대한 규모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델은 종합솔루션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개발(R&D)은 물론 가격을 내리고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단기적으로 회사의 재정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으며 증시에서도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데일리티커는 지적했다.

델은 상장폐지 이후 직원 500명 이하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솔루션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HP와 IBM 등 경쟁업체들이 포춘500대 기업 등 대기업을 상대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부활하겠다는 것이다.

델은 보안과 클라우드를 위한 종합솔루션을 제공함과 동시에 PC를 판매하는 전략을 쓸 방침이라고 데일리티커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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