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월엔 디커플링 벗어날까

입력 2013-01-3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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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환율· 실적 ‘삼중고’…전망은 엇갈려

미국·유럽·아시아 주요증시가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감에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한국 증시는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나홀로 역주행하며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1월 글로벌 왕따를 당한 코스피는 2월 글로벌 증시와 커플링(동조화) 할 수 있을까.

◇수급· 환율· 실적 ‘삼중고’=올해 들어 미국 증시(S&P500지수)가 5% 이상 상승한데 비해 코스피는 2% 이상 하락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상승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들어 1조원 가량을 순매도 하며 코스피의 디커플링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수급, 환율, 실적 등 이른바 3중고가 겹치며 글로벌 증시 강세장에서 홀로 역주행 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의 수급부담이 심화된 것은 지난 16일 세계 최대 ETF 운용사인 뱅가드가 벤치마크를 기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에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MSCI에서는 이머징으로, FTSE에서는 선진국으로 분류돼 있다.

뱅가드 발표에 따르면 뱅가드 이머징 펀드(EM ETF)에서 한국의 비중은 오는 7월까지 단계적으로 감소한다. 총 9조원이 매도되는 것으로 매주 36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앞으로 25주간 한국 증시에서 이탈하게 된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 흐름이다. 지난해 말 들어선 일본 아베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 1500원선을 유지했던 원·엔 환율은 최근 1200원선도 무너지며 31일 현재 1194원을 기록하고 있다. 환율 악재에 따른 수출주들의 실적 악화 우려로 주도주들의 주가가 빠지며 코스피도 상승동력을 잃고 휘청이고 있다.

◇2월 커플링 가능할까=2월 코스피의 디커플링 현상 완화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으로 국내 증시의 수급 불균형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뱅가드의 경쟁사인 블랙록의 iShares 신흥국 ETF가 매도물량을 일정부분 흡수할 가능성이 높고, 이머징 및 한국관련 글로벌 펀드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 연구원은 이어 “엔·달러 상승에 따른 일본 수출주 수혜 기대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본 증시 매수 및 한국 국내 매도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엔화 약세를 가져올 만한 재료가 대부분 시장에 노출됐다는 측면에서 추가적인 엔달러 환율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유정 미래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환율 안정과 주도주 모멘텀 회복이 필요하다”며 “이를 감안할 때 당장 한국 증시가 빠르게 반등하긴 쉽지 않겠지만 원화 강세 속도 조절을 위한 정부의 대응, IT업종의 연초 비수기를 지나고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는 시점에서는 다시 글로벌 증시와의 동조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순표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디커플링 현상이 완화된다 하더라도 단기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 이슈는 코스피에 지속적으로 부담이 될 전망으로 장기적인 추세 전환을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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