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서비스 확대가 관건
NHN재팬이 운영하는 스마트폰용 무료 통화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이하 앱) ‘LINE(라인)’의 글로벌 이용자가 지난 18일 1억명을 돌파했다. 2011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19개월 만이다. 이는 이용자 1억명 돌파하는데 49개월 걸린 트위터와 54개월 걸린 페이스북을 크게 웃도는 고속성장세다.
문제는 이용자 증가가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데다 라이벌도 많다는 것.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플레이어로서의 꿈은 멀기만 하다.
모리카와 아키라 NHN재팬 사장은 이용자가 1억명을 돌파한 지난 18일 사내 행사에서 “1억명 돌파는 단순한 통과 의례에 불과하다. 세계로 향한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고 후지산케이가 최근 보도했다.
라인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서비스하는 NHN의 일본 지사인 NHN재팬이 만든 스마트폰용 앱이다. 무료 문자메시지와 사진ㆍ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그린 ‘스탬프’를 간편하게 전송하거나 무료 음성ㆍ영상통화가 가능하다. 한국의 카카오톡과 비슷하지만 이용자 구성비율에서는 일본인이 압도적이다.
NHN재팬의 고민은 이용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실속은 없다는 점이다.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인의 주수익원은 유료 스탬프 판매와 기업이 공식 계정을 설치할 경우의 개설비가 대부분이다. 스탬프의 월간 매출은 4억엔(약 48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단순 계산하면 이용자 1인당 월간 구입액은 45엔 정도. 향후 게임 등의 유료 콘텐츠를 얼마나 확충할 지가 과제인 셈이다.
기업의 계정 개설ㆍ유지비는 한 달에 350만엔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기업 고객을 확대하는데는 이용자가 계속 늘어나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회사 관계자는 “이 점을 감안해 라인은 흑자 전환보다는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서비스 확충 투자에 우선적으로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흑자 전환도 나몰라라 할 수 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모리카와 사장은 “자금은 어느 정도 회전하고 있어 상장 계획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흑자 전환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급성장에 따른 자금난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라인이 극복해야 하는 과제는 수익성 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라이벌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전세계 10억명의 이용자를 거느린 페이스북은 이달 녹음한 음성을 전송할 수 있는 ‘보이스 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북미에서 이미 시범적으로 개시됐으며 세계적으로 확대할 경우 라이벌 업체에는 큰 위협이 된다.
카카오톡도 무시할 수 없는 라인의 대항마. 카카오톡 역시 일본까지 진출해 무료 문자메시지와 음성 메시지 등의 서비스로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라인의 생존 전략은 결국 스마트폰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마트폰의 급성장에 힘입어 현재의 위치에 오른 만큼 앞으로도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더욱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NHN재팬은 라인 상에서 제휴사의 전자책과 운세, 게임 등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