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특허싸움 대 타협 나섰다

입력 2013-01-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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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중재로 크로스라이선스 검토… 기술유출 등 걸림돌 많아

삼성과 LG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및 LCD 특허 분쟁을 끝내기 위한 대 타협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크로스라이선스(상호 특허 공유)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업체 간의 갈등이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 관심이 주목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디스플레이 특허 소송을 중재하기 위해 지난 18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를, 22일에는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를 차례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은 각 사 대표에게 소모적인 소송을 중단하고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을 위해 국내 업체끼리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는 23일 수요 사장단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LG디스플레이와의 소송전에 대해 “건설적인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 역시 정부와의 만남을 가진 뒤 “삼성이 ‘결자해지(結者解之)’한다면 감정싸움을 그만하고 특허에 대해 주고 받을 게 있는지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다”면서 타협 가능성을 내비쳤다.

주목할 것은 크로스라이선스 부분이다. 크로스라이선스는 서로 갖고 있는 특허를 공유해 쌍방이 경쟁력을 높이고 다른 업체의 기술 특허 분쟁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1위 자리를 놓고 박빙의 경쟁을 펼쳐오고 있는 만큼, 양사가 OLED와 LCD 특허를 공유할 경우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은 배가될 전망이다.

현재 이들 업체는 내부적으로 특허 크로스라이선스에 대한 득실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LG 간 크로스라이선스가 체결된다면, 1992년(당시 삼성전관과 금성사)에 이어 21년 만이다.

그러나 원만한 타결이 도출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OLED의 경우 삼성은 막대한 선행투자를 통해 세계 시장의 95%를 넘어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후발 업체인 LG 측과 특허를 공유하는 것은 추격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결정일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해 7월 검찰이 삼성의 OLED 기술을 LG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과 이를 건네받은 혐의의 LG디스플레이 임직원 등 11명을 기소, 현재 공판이 진행 중인 것도 걸림돌이다. 만일 법원이 검찰 기소를 받아들어 기술유출 건을 유죄로 판결한다면, 상황은 순식간에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 간의 디스플레이 특허 소송전은 LG가 삼성의 OLED 기술을 빼내가려 했다는 기술유출 사건이 촉발시킨 것”이라며 “이 사건의 결과가 다른 소송의 결과를 좌우할 것이 명확한 만큼, 판결 추이를 보면서 실익을 계산해 (타협을)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양사의 특허 소송은 현재 4건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술유출 건과 관련해 LG디스플레이의 OLED 기술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의 OLED 특허를 침해해 갤럭시 스마트폰을 만들었다며 맞소송을 했다. 또 같은 해 12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특허침해·손해배상 소송을 했고, LG디스플레이 역시 LCD 특허사용금지와 ‘갤럭시노트 10.1’ 판매금지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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